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부인 로라가 30일 저녁 백악관에서 열린 연례 출입기자 만찬에서 돌발행동으로 좌중을 웃겼다. 로라 여사는 부시 대통령이 연단에 나와 지난 3월 있었던 사건 하나를 언급하려 하자 "지난 얘기 그만해요, 제발"하며 갑자기 끼어들었고 부시 대통령은 기꺼이 그녀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로라는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이 자리에서 가만히 앉아 있기만 했는데 지금 분위기를 바꿀 얘기를 몇 가지 하려 한다"며 얘기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그녀는 우선 남편의 잠버릇을 거론하며 "부시는 언제나 기자들 만찬에 오는 것이 즐겁다고 말하지만 그는 평상시 이 시간에는 잠자리에 든다"면서 언젠가 한 번은 남편에서 "당신이 진정으로 전세계에서 폭정을 종식시키려면 늦게까지 일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고 말했다. 평소 부시 대통령이 저녁 9시경 잠자리에 들면 자신은 요즘 인기 절정의 ABC방송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을 본다고 덧붙였다. 로라는 이어 언젠가 하루 저녁에는 딕 체니 부통령의 부인 린 체니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카렌 휴스 백악관 특별보좌관 등과 함께 남자 스트립 바 '치펜데일'에 간 일도 있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할 술 더 떠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면서 "그렇지만 린 체니의 비밀경호 암호는 '100달러'"라며 체니가 그 때 꽤 큰 돈을 썼음을 은연중 내비쳤다. 로라는 이어 부시 대통령의 어머니 바버라 부시 여사에 대해 "사람들은 그녀를 베아트리체 같은 다정다감한 할머니로 알지만 실제로 바버라는 마피아 영화에 나오는 돈 콜레오네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 부시 대통령아 자주 가는 크로포드 목장에서의 일을 상기하며 "부시는 사실 목장 일에 대해 거의 모른다"며 "언젠가 말 젖을 짜려는데 그 말이 수놈이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로라는 이어 "목장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부시는 늘 '전기톱으로 잘라내 버려'라고 말한다"면서 "바로 이런 것 때문에 부시와 체니 그리고 럼즈펠드가 죽이 잘 맞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로라 부시가 작심하고 이런 저런 '비밀'을 공개하자 백악관 중진들과 리처드 기어 제인 폰다 등 할리우드 스타들 및 기자들은 재미있다는 듯 연달아 웃음을 터뜨렸다. 또 로라 때문에 연단에서 물러난 부시 대통령도 때로 머리를 뒤로 젖히면서 만면에 웃음을 띤 상기된 모습이었고 이날 돌발영상은 CNN 등을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됐다. (워싱턴 AFPㆍ로이터ㆍAP=연합뉴스)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