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가 위축되면 아시아 경제가 심각한 고통을 겪을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주 한국을 방문했던 모건스탠리 스티븐 로치 분석가는 전주말 발표한 'Asia's Only Hope'란 자료에서 앞으로 다가올 미국 경상적자 조정은 아시아 경제성장의 큰 축이었던 미국 소비를 압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같이 밝혔다. 로치는 "지난 외환위기이후 아시아 각 국들이 외환보유고 급등 등 재무건전성을 확보한 점은 긍정적이나 내수 취약으로 앞으로 올 수 있는 위기의 색깔이 달라졌다는 점은 부정적이다"고 진단했다. 지난 5년간 일본의 실질 내수 증가율이 연 평균 0.9%에 불과하고 아시아(일본 제외) 전체 소비 증가율도 4.9%로 같은 기간 수출 성장률 15.3%를 크게 하회하는 불균형이 심화됐다고 설명.올해와 내년 아시아 수출 증가율은 10.5%로 예상된 반면 소비 증가율은 4.1%로 여전히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치는 "한국만 봐도 IMF후 나름대로 내수 부양책을 시도했으나 카드와 부동산 버블이라는 긁어 부스럼만 생겼다"고 평가했다. 로치는 "그간 아시아의 성장축이 수출과 수출관련 투자였으며 주요 수출시장이 미국이었던 만큼 미국 소비 약화는 고통으로 다가올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아시아에서 만난 투자자들이 미국 소비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으나 미국 경상적자 조정은 소비문제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시아 내수 견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미국 소비만에 의지한 아시아의 희망은 단순한 바램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경닷컴 박병우기자 parkb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