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시대를 맞아 외국어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외국어에 능숙한 엘리트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영재들을 골라 중학교 때부터 집중적으로 훈련시켜야 합니다. 우리 공교육이 이 역할을 담당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데 그렇지 못합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까 고민하다가 직접 나서기로 했습니다."
대원외국어고등학교 설립자인 이원희 이사장이 사재 10억원을 털어 중학생 어학 영재 육성에 나섰다.
이 이사장이 최근 설립한 대원어학영재교육원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중학생 60명을 선발,방학기간에 60시간의 어학훈련을 집중적으로 시키는 어학교육 기관이다.
교육비와 교재비 전형료 등이 전부 무료며 수료생에게는 대원외고 입학 특별전형 지원 자격을 준다.
오는 7월 첫 입학생을 뽑는다.
이 이사장은 "외국어 고등학교와 비슷한 형태의 외국어 중학교를 만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교육 당국의 반대에 부딪쳐 대신 어학영재교육원을 설립키로 했다"며 "우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현 공교육 제도로는 '한명이 1만명을 먹여살리는 시대'를 이끌 인재를 육성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이사장의 지론. 그는 "고교평준화 제도를 개선하고 대학 입시의 자율권을 대학에 돌려주지 않으면 영재들도 평범한 학생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이사장은 "한국의 미래를 이끌 영재들은 외국어고 과학고 자립형사립고 등에서 제대로 된 엘리트 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교육 당국은 이들이 대학을 선택하고 공부하는 데 불이익이 없도록 내신 위주의 대입제도 등을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보처 KBS MBC 제일제당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이 이사장은 부동산 투자로 번 돈으로 1977년 사립재단 대원학원을 설립했다.
84년에 세운 대원외고는 지난해 해외유학프로그램반 학생 49명 전원을 하버드대 예일대 등 미국 명문대에 입학시켰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