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후 다시 유상증자에 나서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단기간에 증자를 3~4회 거듭하는 사례도 많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유상증자가 대부분 성공을 거두자 기업들이 이 기회에 충분한 자금을 확보해 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기업 입장에서는 턴어라운드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지만 반복되는 증자로 인해 물량부담이 커진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소프트랜드는 작년 12월 이후 세번째 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35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일반공모 방식의 증자로 20억원 가량을 끌어들였다. 일반공모 증자에서 당초 공모예정 금액의 1백98%에 이르는 청약자금이 몰리자 최근에는 증자금액을 30억원으로 늘려 다시 일반공모에 나서고 있다. 어울림정보기술도 지난달 초 20억원 가량의 일반공모 증자에 성공하자 지난달 말께 다시 일반공모 증자에 나섰다. 또 KTT텔레콤은 지난 3월과 4월 각각 일반공모 증자를 통해 총 48억원을 증자했다. 실미디어 역시 8억원의 일반공모 증자가 성공을 거두자 공모금액을 34억원으로 크게 늘려 다시 증자를 추진했다. 이밖에 벨코정보통신 솔빛텔레콤 유비트론 한원마이크로 등도 주주배정이나 일반공모 방식으로 증자를 거듭하며 자본을 늘리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증자를 반복하는 것은 올들어 기존 주주들이나 일반투자자들의 증자 참여가 활발했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할인율을 평소보다 높이며 투자자들의 증자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잇단 증자로 물량부담 역시 가중되고 있다. 소프트랜드는 증자 전 2백6만주였던 주식수가 세번의 증자를 거치는 동안 1천1백26만주로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오토윈테크는 일반공모와 제3자배정 등 네번의 증자로 총 발행주식수가 92만주에서 2천2백만주로 급증했다. 증권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증자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이나 신규사업 진출 등의 모멘텀을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잦은 증자는 기업에 대한 신뢰도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