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개인화 서비스‥윤송이 < SK텔레콤 CI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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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송이 < SK텔레콤 CI본부장 songyeeyoon@nate.com >
인류는 유사 이래 최고의 물질적 번영을 이루고 있다.
특히 산업혁명 이후 대량 생산 체제와 삶의 다양성은 서비스와 재화의 수를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다.
물론 인간의 행복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는 없지만 삶의 질 역시 이에 비례해 왔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물질적 번영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만큼 행복하지 못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그것을 즐기는 시간보다 선택하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는 데 있다.
재화와 서비스가 증가할수록 최적의 것을 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줄어들고 올바른 판단을 위한 탐색과 결정에 소비하는 시간과 노력이 급증한다.
즉 지나치게 다양한 선택의 가능성은 복잡성을 증가시켜 이것이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량 생산으로 인한 선택의 복잡성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의 도래에 의해 크게 증가할 우려가 있다.
유비쿼터스는 '편재하는'이란 뜻의 단어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현대 기술의 새로운 지향점이다.
이런 유비쿼터스는 서비스의 시공간적 확장을 가져온다.
즉 시공간을 초월해 언제 어디서든 사용자에게 효용을 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선택해야 하는 서비스의 숫자 또한 늘어난다.
유비쿼터스가 주는 편리함의 이면에는 어디서 어떤 서비스를 써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복잡한 선택 과정의 증대로 이어질 수 있는 양면성을 내재하고 있는 것이다.
선택의 복잡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복잡성을 합리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런 선택의 복잡성을 해소하기 위해 한 사람 또는 동일한 성질을 가진 그룹에 맞는 최적의 선택을 도와주는 것을 우리는 개인화 서비스라 부른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개인화 서비스는 소비를 촉진시키는 마케팅 방법론이 아니라 선택의 복잡함을 해소해 삶의 질을 궁극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해결책 차원에서 도입해야 하는 것이다.
대량 생산과 다양성에 기반한 물질적 풍요와 유비쿼터스 환경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지향점을 두고 있다.
다만 이런 것들이 인간의 행복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기 위해서는 양적 풍요가 질적 풍요로 바뀌어야 한다.
우리가 개인화 서비스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이런 문제에 대한 또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