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역사왜곡과 經協은 분리돼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金昌男 < 동아대 교수·경제학 >
오늘날 한·중·일 3국은 매우 밀접한 경제적 상호의존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상호의존 관계는 무역 규모의 확대, 자본 및 기술 이전과 인적 교류의 확대,기업간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하여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야기되고 있는 역사 왜곡이나 영토 분쟁이 자칫 국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우리나라의 기간산업에서 생산되는 내수용 및 수출용 제품이 모두 국산화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핵심 부품이나 소재,중간재는 물론 상품을 제조하는 장비도 상당 부분 일본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대일본 의존은 수출보다도 상품과 기술,자본의 수입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과의 무역에서 볼 때 한국이 약간의 석유제품과 반도체를 포함하면서도 대부분 최종 소비재를 수출하는 반면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반도체,철강판,반도체 제조용 장비,전자응용기기,무선통신기기,자동차 부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같은 대일 수입에 의해서 국제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일 수입에 차질이 발생했을 때,과연 우리나라 제품이 국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보면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소재 중간재 부품이 중국으로 수출되고 그것을 가공 조립한 상품이 중국의 내수용이나 수출용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전자 부품을 사용함으로써 비로소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고,저렴한 민생용 제품이나 농·수산물을 대량으로 수입함으로써 국민들의 소비생활을 보다 윤택하게 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의 무역 패턴을 보면 중국에 대한 수출 주종품목은 석유제품,합성수지,철강판,전자관,컴퓨터,무선통신기기,반도체이며 이들 품목의 수출액이 대중국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반대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대부분 민생용품과 식량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과거 한·일간에 전개되었던 수직적 무역 패턴이 최근 한·중간에 나타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중·일간 무역 패턴은 한·일간 무역 패턴과 유사하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즉, 중국은 일본으로부터 중간재와 소재 및 부품과 자본재를 수입하여 가공 조립한 최종 소비재를 일본으로 수출하는 무역 패턴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한·일간 무역과는 대조적인 것이 일본의 기업이 대거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했기 때문에 그러한 기업에서 생산된 최종 소비제품의 역수입을 포함하여 중국이 일본으로 수출하는 규모가 수입을 크게 능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상황하에서 국가간 분쟁이 발생했을 때,국민 경제에 주는 피해는 크게 나타난다.
한 나라의 수출은 자국의 생산을 증가시키고 고용과 소득을 창출해낸다.
이같은 고용과 소득의 창출은 국내 여타 부품생산 업체나 유통 금융 서비스 부문의 생산과 고용을 증가시키는 파급 효과를 가지면서 서민 경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또한 안정적인 수입은 산업 생산의 안정화를 기함으로써 국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고, 또한 물가를 안정화함으로써 서민들의 생계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최근의 역사 왜곡과 영토 분쟁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중국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분업체계상 중국은 아직까지 일본을 대신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일본이 미워도 일정한 경제적 관계를 유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역사왜곡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이러한 분쟁을 발생시킴으로써 주변국과의 긴장관계를 빌미로 재무장을 시도하려는 계략에 휘말리지 않도록 냉정하고 차분한 국민적 대응과 실리적 외교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