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팀장으로 한 국가 IR팀이 오는 6일과 9일(현지 시간) 런던과 뉴욕에서 각각 한국 경제설명회(IR)를 갖는다. 최근 국내외 투자자들에 대한 주식지분 변동상황 신고제도 강화와 외국계 자본에 대한 세무조사 등을 놓고 한국 정부의 ‘반(反)외자성향 강화’아니냐는 일부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열리는 행사여서 국내외 시장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외 한국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글로벌 스탠더드'에 충실하게 운용되고 있는 정부 정책 내용을 보다 논리정연하고 설득력있게 알림으로써 외국인들의 불안한 시선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부총리는 이번 IR에 이어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과 국제 금융계 주요 인사들을 두루 만날 계획이다. ○반(反)외자정서 불식이 관건 주한 외국기업인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외국자본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계 사모펀드에 대한 최근의 국세청 세무조사나 금융감독위원회의 대량 보유주식 보고제도(5%룰) 등이 외국언론을 통해 증폭되면서 외국투자가들이 한국의 반외자정서에 대해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 웨인 첨리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한 부총리가 주한 외국기업인들에게 한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외국자본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이같은 기조를 해외에서도 투명하고 일관되게 전달하는 것이 이번 IR의 주 메시지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시스 햄프신크 주한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회장은 "외국인들은 한국이라고 하면 강성노조를 먼저 떠올리고 특히 노조가 집단화 정치화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며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정부의 입장과 향후 정책을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숨기면 손해다 국내 기업인들은 한 부총리가 투명하고 솔직하게 IR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나영배 LG전자 상무(IR팀장)는 "투자가들이 가장 싫어하는 기업은 성과를 못내는 기업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리스크를 안고 있는 기업이며 국가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나 상무는 "기업들은 IR에서 당면한 문제를 솔직히 털어놓고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지를 설명한다"며 "국가 IR에서도 정치적 지정학적 리스크의 실상을 솔직히 얘기한 뒤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설명해야 외국투자가들이 안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여라 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은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FT)가 한국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내보낸 것에 대해 논란이 많은데 이런 보도는 잘잘못과 관계 없이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손상시킨다"며 국가차원의 홍보전략 부재를 꼬집었다. 그는 "이제 국가도 하나의 '브랜드'라는 생각을 갖고 체계적으로 국가 IR에 투자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현한 연세대 경영학부 교수는 "외국 사람들은 한국에 있는 사람들보다 북핵문제나 한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 더 많이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일회성 IR행사뿐 아니라 월스트리트저널과 같은 유력 외국 신문들에 한국관련 기사와 광고를 자주 내보내는 등 적극적인 홍보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안재석·유창재·김동윤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