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신형 그랜저와 GM대우의 스테이츠맨 등 이달 중 판매에 들어갈 대형 승용차의 사전예약건수가 급증하면서 침체에 빠진 자동차 내수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달 중순 판매에 들어갈 신형 그랜저(그랜저XG 후속모델 TG)의 사전예약 물량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7천대에 이른다고 3일 밝혔다. 전국의 영업점 등을 통해 파악한 실제 대기수요는 1만대를 훨씬 웃돈다는 게 현대차의 집계다. 여기에 지난달 하순부터 사전예약을 받은 쏘나타 LPI 모델(장애인 및 택시용)도 4천대가 계약됐고 이달 20일부터 판매될 3천8백cc급 에쿠스(람다엔진 장착)에도 1천여대의 대기수요가 쌓여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를 포함한 신차 대기 수요가 줄잡아 1만5천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신차가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이달부터는 내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GM대우도 이달 하순 판매에 들어갈 스테이츠맨의 가계약 건수가 1천2백여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차의 경우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선에 달한다"면서 "신차 효과로 대형차 수요가 살아나면 내수 판매가 급격히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 자동차 판매는 수출이 계속 호조를 보인 반면 내수는 신차출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여전히 부진했다. 5개 국내 완성차업체의 4월 판매는 실적은 43만8천9백1대로 지난해 4월에 비해 14.6% 늘었다. 수출은 34만6천4백25대로 22.0% 늘었지만 내수 판매는 6.7% 줄어든 9만2천4백76대에 그쳤다. 이건호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