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앤큐리텔, SK텔레텍 전격 인수] 단숨에 내수시장 2위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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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3일 휴대폰 자회사 SK텔레텍을 팬택앤큐리텔에 전격 매각키로 한 것은 정책당국의 규제와 업계의 비난을 동시에 벗어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팬택앤큐리텔로서도 내수시장에서 LG전자를 제끼고 2위로 도약한다는 점에서 두 회사간 ‘윈윈전략’의 산물로 보인다.이에 따라 국내 휴대폰업계는 LG전자와 팬택앤큐리텔의 2위 다툼이 치열해지는 등 한차례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K텔레콤,규제 탈피
SK텔레콤은 그동안 '스카이' 브랜드의 휴대폰 자회사 SK텔레텍을 키워 이동통신 시장은 물론 휴대폰 제조업까지 수직계열화하려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LG전자 팬택계열 등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SK텔레콤의 수직계열화에 강력 반발하는 입장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01년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합병을 인가할 때 2005년 말까지 SK텔레콤이 자회사인 SK텔레텍으로부터 공급받을 수 있는 휴대폰 물량을 연간 1백20만대로 제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수직계열화에 대한 비난을 의식,SK텔레콤은 당초 SK텔레텍을 계열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했었다.
그러나 단순히 계열 분리할 경우엔 여전히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반발을 잠재울 수 없다는 점을 감안,팬택앤큐리텔에 매각하는 카드를 전격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수직계열화에 대해 가장 크게 반발하는 팬택앤큐리텔에 SK텔레텍을 매각함으로써 정책당국의 규제를 벗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팬택앤큐리텔,2위 부상
지난해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하려다 실패한 팬택계열로서도 '스카이' 브랜드로 고급 이미지를 갖고 있는 SK텔레텍을 인수할 만한 메리트가 충분했다.
그동안 내수 시장에서 2위인 LG전자를 시장점유율 격차 4% 안팎으로 따라잡고 있던 터에 '스카이' 인수는 2위 고지를 확고하게 차지하는 발판이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휴대폰 업체로서 사업 다각화에 실패했다면 휴대폰 사업에 집중 투자해 규모를 키우는 길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팬택계열 고위 관계자는 "SK텔레텍을 인수한 뒤에도 '스카이' 브랜드를 계속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팬택앤큐리텔'과 '스카이' 등 듀얼 브랜드 전략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건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것은 LG전자"라면서 "내수 시장보다 해외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도 이번 인수건에 자극받게 될 것으로 보여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인수·합병(M&A) 등 몸집 불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