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고대 학위수여식 소동 비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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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후 이건희 삼성 회장의 명예철학박사 학위 수여식장(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행사 진행을 거칠게 방해한 학생들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고려대 주요 보직교수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고 경제계는 물론 일반인들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려대는 3일 "안문석 교무부총장과 9명의 처장단이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을 통감,일괄 사표를 냈다"며 "수리 여부는 5일 개교 1백주년 기념식 뒤 총장이 결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어윤대 총장도 이날 사과문을 통해 "이번 학위 수여가 이건희 회장님의 거듭된 겸양에도 저희가 굳이 고집해 성사됐음을 생각할 때 이 회장님 가족과 행사에 참석한 내외빈께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고 말했다.
대학생 연합 좌파조직인 '다함께'와 일부 단과대 학생회 소속 고려대생 1백여명은 2일 삼성의 비노조 경영과 비정규직 차별을 이유로 이 회장의 명예박사 학위수여식장 입장을 막아서는 등 학위수여식을 극렬히 방해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위수여식 소동이 보도되자 많은 동문들이 전화를 걸어와 '시위를 한 학생을 징계하라'는 항의 전화를 걸어왔다"며 "고려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학생들의 경솔한 행동을 비판하는 글들이 수십 건 올라왔다"고 전했다.
정부와 청와대도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영주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은 "기업가 정신의 긍정적인 면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학생들의 반대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장을 지냈던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도 기자들과 만나 "이건희 회장이 국가경제에 이바지한 것도 있고 그렇게 예우하는 게 아닌 것 같다"며 "이렇게 되면 기업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진다"고 우려했다.
시민들도 학생들의 행동을 크게 질책했다. 윤영활씨(경기 과천시 별양동)는 "해외에선 국빈급 대우를 받는 기업 총수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한 것은 국가적으로도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조일훈.이심기.송형석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