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앤큐리텔의 SK텔레텍 인수는 팬택계열 창업자인 박병엽 부회장과 SK그룹 최태원 회장 간의 '백기사 인연'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두 사람의 관계란 SK가 지난해 소버린의 공격으로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때 박 부회장이 'SK 백기사'로 등장,SK편에 섰던 것을 말한다. 당시 박 부회장은 약 1천억원을 들여 팬택앤큐리텔 명의로 SK텔레콤의 모기업인 SK㈜ 지분 1.2%를 사들인 뒤 SK 지지를 선언했다. 국내 최대 고객인 SK텔레콤이 흔들리면 SK텔레콤 단말기 물량 중 상당 부분을 공급하고 있는 팬택앤큐리텔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SK쪽에 섰던 것.SK 역시 격렬한 지분싸움을 벌이며 0.1%의 우호지분이 아쉬웠던 상태여서 박 부회장의 백기사 선언은 최태원 회장에게 천군만마와 같았다. 일각에서는 SK측이 박 부회장에게 백기사 역할을 요청했다는 후문도 있다. 이같은 관계 이후 SK텔레콤과 팬택계열은 급격히 가까워지고 돈독한 우호관계를 쌓기 시작했다는 게 정설이다. 실제로 팬택계열은 올 1분기 SK텔레콤이 발주한 단말기 물량 중 15.2%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는 삼성전자에 이은 2위 물량이다. 팬택계열이 KTF 물량에서는 4위,LG텔레콤 물량에서는 3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SK텔레콤은 물량이 많다. 결국 SK텔레콤이 SK텔레텍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뒤 인수자를 찾는 과정에서 이같은 인연이 자연스레 연결고리 역할을 했고 결국 팬택계열에 타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