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칩' 매력 돋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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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장이 지속되면서 '슈퍼칩'이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슈퍼칩은 시장움직임과 무관하게 일관된 상승세를 보이는 종목을 말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블루칩이라도 주가가 시장분위기나 환경에 따라 부침이 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슈퍼칩 주가는 적은 보폭이지만 꾸준한 오름세를 나타낸다.
심지어 실적이 악화돼도 주가는 좀처럼 떨어지는 법이 없다.
그래서 월봉 차트로 보면 45도 각도로 오름세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아 '45도 종목'으로도 불린다.
대표주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업종내 진입장벽이 두텁거나 가격결정권을 가지고 있어 외부요인에 영향을 거의 받지않고 안정적인 이익을 낸다는 게 슈퍼칩의 특징이다.
대표적인 '슈퍼칩'들로는 KT&G 농심 신세계 태평양 오리온 빙그레 삼천리 등이 꼽힌다.
제약주 가운데 한미약품 유한양행,제지주 가운데 신무림제지 한국제지 등도 여기에 속한다.
김석규 B&F투자자문 사장은 "슈퍼칩은 비록 시장 대표주가 아니더라도 해당 업종 내 진입장벽이 두텁거나 가격 결정력을 가질 정도로 시장 지배력이 커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일관된 흐름을 보이는 것이 매력"이라며 "대부분 고배당주여서 시장상황이 불투명한 박스권 장세에서는 유력한 투자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KT&G의 경우 민영화된 지난 2002년 말 이후 주가가 꾸준히 상승세다.
차트를 보면 그야 말로 45도 각도로 위를 향하고 있다.
정성훈 현대증권 연구원은 "민영화 이후 외산 담배업체의 시장잠식에도 불구하고 독점력을 유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KT&G의 시장점유율은 외산담배에 밀려 한때 75%선까지 떨어졌으나 다시 77.3% 수준으로 올라와 있다.
가격인상에 따른 판매감소로 지난 1분기 실적이 다소 저조했지만 주가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배력에 흔들림이 없는 데다 자사주 매입과 고배당으로 장기적인 투자가치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삼천리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경기도와 인천 지역 천연가스 독점공급업체로 지난 10년간 이익이 꾸준히 증가해 왔다.
최근 들어 일부 성장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익의 안정성이 가스주 가운데 최고로 꼽히며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보호 속에 커온 업종 대표주인 가스공사가 정부 규제 리스크와 요금인하 등으로 독점력이 무너지며 하락세로 접어든 것과는 대조된다.
제약주 중 한미약품 유한양행의 경우도 주가가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이나 신약 개발력,매출 성장률 등에서 선도적 지위에 있다는 점 때문에 단기간 조정을 받더라도 복원력이 우수하다.
라면 시장의 절대강자인 농심,유통업종 지배적 사업자인 신세계,화장품업종 1위인 태평양,음식료업체 대표주인 오리온,질소화합물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휴켐스 등도 장기간 상승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슈퍼칩들이다.
한상수 동양투신 이사는 "이들 종목의 일관된 주가흐름은 기관들이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항상 일정 비율로 편입하고 있는 것이 한 이유"라며 "대세상승장에서는 다소 수익률이 뒤처질 수 있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큰 국내 증시에서는 장기간 투자하기에 안성맞춤인 종목들"이라고 조언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