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이 창업 50년을 맞아 대변신에 나섰다. 대한전선은 전선이라는 사업의 특수성에 더해 보수색이 워낙 강해 기업의 역사나 규모에 비해 이름값이 다소 낮았던 게 사실. 그러나 쌍방울과 무주리조트를 인수하고 최근 진로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과감한 사업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재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는 '스타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양귀애 대한전선 고문(59)은 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대한전선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무주리조트와 쌍방울을 인수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욱 노력해 창업주와 선대 회장이 50년 흑자기업을 만들어온 것처럼 1백년 역사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종욱 대한전선 사장도 "전선사업을 기업의 근간으로 유지하되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을 더욱 다각화해 나갈 것"이라며 "수익성이 있고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의 기업이라면 국적에 관계없이 M&A 리스트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50년 흑자경영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M&A를 통해 향후 50년을 보장할 수 있는 신사업에 전력 투구하겠다는 것이다. ○내실과 성장-두마리 토끼를 잡는다 임종욱 사장은 요즘 "돈 되는 아이템이나 기업 좀 추천해 달라"는 말을 주문처럼 달고 다닌다. 그만큼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대한전선은 회사 설립 후 1990년대 말까지 광통신케이블 스테인리스 알루미늄 등 전선 관련 분야의 영역 확장에 주력해 왔다. 그런 대한전선이 새로운 성장 엔진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은 사업구조의 한계로 2000년 들어 성장성이 크게 떨어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실제 이 회사 매출은 1999년 1조3천4백40억원에서 지난해 1초6천1백10억원으로 6년 동안 불과 2천6백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순이익률도 99년 6%대에서 지난해 4.7%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떨어져 왔다. 최근 진로 인수에 실패한 대한전선은 사업 확대 방향을 두가지로 잡고 있다. 첫째가 무주리조트를 기반으로 한 관광레저 사업이다. 대한전선이 무주리조트 인근에 대규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를 추진 중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사업이 성사될 경우 2017년까지 7천6백억원을 투입,태권도공원-무주리조트-기업도시를 잇는 3각축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두번째는 M&A다. 구태여 관련 다각화를 생각하지 않고 돈이 된다는 사업이나 기업이라면 과감한 베팅을 통해 새로운 성장 엔진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올해는 중국 등 해외 기업의 M&A 및 투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해를 무주리조트 쌍방울 등 인수 기업의 흑자전환 원년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회사 얼굴도 바꾼다. 그동안 남대문 회현동에 있는 대한전선 사옥에는 회사 간판조차 없었다. 하지만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선포하면서 새로운 CI(기업이미지통합)와 사옥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의 보수 이미지에서 탈피해 젊은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새로운 CI를 일반에 공개하고 대대적인 회사 알리기에 나설 예정이다. 새로운 도약 의지를 다지는 차원에서 노후화된 회사 사옥도 새로 단장하기로 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