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일째 장기파업을 벌이고 있는 울산건설플랜트 노조의 파업이 갈수록 과격 폭력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노조원 8백여명은 6일 오후 SK㈜ 울산공장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에 쇠파이프와 각목을 휘두르고 화염병을 던지는 등 폭력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노조원 1백2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노조원들이 교섭 당사자도 아닌 SK㈜ 공장에 화염병을 투척하는 등 폭력시위를 벌임에 따라 경찰과 기업들은 1급 국가보안시설인 이 공장에 소방 차량을 대기시킨 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32개 중대를 SK㈜ 공장을 중심으로 증강 배치하고 울산시청과 울산지방노동사무소 건물에 대한 경비도 강화했다. SK㈜에 이어 삼성정밀화학,S-Oil 등에 대한 시설물 점거 가능성도 잇달아 제기됐다. 이에 따라 대형 석유화학 업체 공장장의 모임인 울산시 공장장 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2백여개 원청 발주사와 1천3백여개의 건설전문 업체간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데도 노조가 원청사에 플랜트 노사의 임단협을 일괄 조율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플랜트 노사간의 자체 해결을 촉구했다. 한편 노조의 장기파업으로 석유화학 업체와 전문건설 업체들의 생산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다. SK㈜는 정기 보수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노조원 세 명이 점거 중인 프로판 분리탑에서는 예상치 못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하루 조업 손실액이 51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건설 업체들의 경우 22개사에서 모두 47억여원의 손실을 입었으며 대기업 납품기한과 수출 선적 기한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경영난을 겪는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다. 노조 측은 건설플랜트직에 종사하는 일용 근로자 모두를 노조원으로 인정할 것을 요구하는 반면 업체에선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전제되어야 교섭을 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노조는 또 현재 하루 8시간 노동시간과 유급 휴일 보장,월차수당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업체에서는 결과적으로 노무공급권을 장악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어 노사 협상은 좀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