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골든위크(4월30일~5월5일)와 중국의 노동절 연휴(5월2~6일)가 겹친 이번 주. 관광업계는 예전처럼 골든위크 특수를 노리고 할인 이벤트 및 판촉활동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뜻밖이었다. 주요 타깃으로 삼았던 일본인 관광객은 눈에 띄게 줄어든 대신 그 빈자리를 중국인 여행객들이 채운 것.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서울 명동과 인사동의 상점들 및 시내 호텔 관계자들은 "지난 3월말 독도문제가 불거진 이후 일본인 손님은 크게 줄고 대신 중국계 손님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목소리로 전했다. 6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4월30일~5월5일) 일본인 방문객 수는 4만2천9백70명으로 지난해(5월1~6일) 4만5천명에 비해 4.5% 가량 줄었다. 반면 홍콩인 방문객 수는 1만1천8백18명으로 지난해 보다 10.1%, 중국인 방문객 수는 5만8천4백51명으로 27.8% 각각 늘었다. ◆일본인 관광객은 감소세=골든위크를 맞아 롯데백화점측은 일본인 손님을 위해 한류 관련 상품대를 따로 마련하고 최지우 이병헌 등의 사진을 즉석에서 인화해주는 서비스도 벌였지만 이용객이 많지 않았다. 롯데백화점 식품팀 관계자는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젓갈 김치 등의 매출이 작년 골든위크 때보다 12~15% 줄었다"고 전했다. 인사동에서 전통 공예 장식품을 판매하고 있는 현모씨(여.43)는 "예년 같으면 4월 중순부터 일본인 관광객들이 늘어 활기를 띠었는데 올해는 골든위크 특수도 별로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객의 대부분이 일본인인 코리아나호텔과 서울로얄호텔은 작년 골든위크 때 객실 이용률이 90%대를 유지했지만 올해는 60%대에 그쳤다. 조아여행사 직원은 "5~6월 성수기를 앞두고 일본인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숙박비를 하루 2만~3만원씩 깎아줘도 손님이 없다"며 답답해 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북적=서울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한달평균 2백30건 정도이던 중국인 관광 비자대행업무가 이번 노동절 연휴기간 닷새 동안 6백건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에 맞춰 상인들의 대응도 발빠르다. 명동의 한 안경점 관계자는 "이번주 들어 매장을 찾는 중국인 손님이 갑절로 늘어나 통역을 담당할 연변 동포 채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도문제 교과서왜곡 등으로 한.일관계는 소원해진데 반해 한.중관계는 그나마 우호적인 게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한국을 찾는 이유라는 게 관광업계의 분석이다. 화방관광의 나승연씨(26)는 "교과서 등의 문제로 중.일관계가 나빠져 일본여행을 취소한 중국인들이 한국을 찾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에서 온 리이씨(40)도 "한.중 양국간 교류가 늘면서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며 "한국을 직접 둘러보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유승호.김현예.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