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리더에게 듣는다] "알짜채권 노리면 은행금리의 2배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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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화 < 동양종금증권 과장 >
“불확실한 미래 가치보다 확정된 현재 가치를 중시하는 투자자라면 주식보다는 채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류승화 동양종금증권 과장은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와 브로커(주식중개인)가 주름잡는 증권업계에선 다소 이색적인 크레디트 애널리스트(신용분석가)라는 명함을 들고 다닌다.
크레디트 애널리스트가 하는 일은 개인이나 기관이 투자할만한 ‘알짜 채권’을 골라내는 것. 쉽게 말해 채권전문 애널리스트다.
증권업계에 종사하는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20명도 안된다. 류 과장은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에 대한 신용등급 부여는 신용평가사들이 하지만 이 가운데 어떤 물건을 개인이나 기관들에 내놓을지는 크레디트 애널리스트가 정한다"고 말했다.
류 과장은 이와 관련,"채권 거래 단위는 대개 100억원 이상이어서 과거에는 개인들이 채권에 투자할 엄두를 못냈다"며 "하지만 지금은 증권사에서 도매로 물량을 떼온 뒤 일선 지점에서 나눠 팔기 때문에 10만~100만원 정도만 있어도 채권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액투자가 활성화하면서 어떤 채권을 골라야 하는지 문의하는 개인들이 부쩍 늘었다고 그는 전했다.
채권 투자의 매력은 무엇보다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잘만 하면 은행 금리보다 2배가량 높은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점. 류 과장은 "회사채의 경우 만기 때까지 보유하면 7~8%가량의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신협이나 새마을금고 등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기관투자가들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동양종금증권 한 증권사에 계좌를 튼 개인과 기관 고객들의 채권 보유액만 5조원가량에 이른다고 그는 덧붙였다.
세금 측면에서도 채권 투자가 은행 예금보다 유리하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가령 만기가 1년이고 연 4%의 이자 지급이 보장되는 액면가 1만원짜리 채권을 시중에서 9900원에 매입할 경우 이자(4%)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되지만 자본 차익인 100원(1만원-9900원)에 대해서는 세금이 없다는 것이다. 류 과장은 "연 4%짜리 은행 예금에 가입하는 것보다 이왕이면 같은 금리가 주어지고 액면가 대비 할인 거래되는 채권을 사는 게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류 과장은 또 회사채에만 한정하지 말고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신종 금융상품으로 관심 대상을 넓히라고 조언했다. ABS가 신용등급이 같은 회사채에 비해 훨씬 안전하기 때문이다. "ABS는 기업의 지급보증에만 의존하는 회사채와 달리 특정 자산이 담보로 잡혀 있어 채권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개인들도 비교적 안심하고 투자할 만하다"고 류 과장은 소개했다.
요즘 채권 시황과 관련해 류 과장은 "당분간 투자기간을 6개월 정도로 짧게 하는 게 좋다"는 입장을 밝혔다. 채권 투자는 금리가 떨어질 때가 투자 적기인데 지금은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이어서 연말쯤에는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근거에서다.
또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채권일수록 꼼꼼히 따져 보고,아무리 높은 금리를 주더라도 개인들은 투기등급 채권은 절대 피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고금리에는 그만한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라는 것. 류 과장은 "요즘엔 많이 사라졌지만 일부에선 기관투자가들이 인수하기 꺼리는 물건을 개인 판매 물량으로 돌려 놓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채권 투자는 증권사 창구 직원과 신용등급,금리,중도 환매 가능 여부 등에 대해 충분히 상의한 뒤 확신이 섰을 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류 과장은 1999년 동원경제연구소에서 채권을 처음 배웠고 2001년부터 동양종금증권에서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