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생활용품회사인 LG생활건강이 1년여에 걸친 오랜 조정을 마무리 짓고 본격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이달 들어 4일 연속 강세로 11% 상승하며 신고가(1년 내 최고 주가)를 기록했다. 작년 5월 이후 약세기조로 돌아서 2만6000~3만4000원의 박스권을 횡보한지 꼭 1년 만에 지루한 조정을 벗어나고 있는 것. 반등의 계기는 1분기 '깜짝실적' 발표에서 비롯됐다. 영업이익이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60억원이나 많은 256억원에 달했던 것. 특히 지난 2002년 3분기 이후 줄기만 하던 영업이익은 10분기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앞으로 완연한 실적개선 추세를 보이며 턴어라운드가 시작될 것이란 기대감도 자연히 높아졌다. '중립'일색이던 증권사들의 투자의견도 점차 상향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오랜만에 '매수'의견과 함께 목표가를 4만4000원으로 높였다. 삼성 동원 등 다른 증권사들도 실적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올렸다. 우리투자증권 윤효진 연구위원은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생활용품부문에서 이익률 제고와 시장점유율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고 평가했다. 치약 삼푸 화장비누 세탁세제 주방세제 섬유유연제 등 6대 주력 생활용품의 시장점유율이 작년 4분기 31.8%에서 1분기엔 34.1%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화장품부문도 프리미엄 브랜드에 집중하는 전략이 먹히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프리미엄 브랜드인 '오휘'와 '더 후'의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49% 늘어났다. 연초 취임한 차석용 대표가 '선택과 집중'이라는 슬로건 아래 일관된 마케팅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브랜드 가치를 높이며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LG생활건강은 주가수익비율(PER)이 12배 수준으로 시장평균(7~8배)보다 높다는 게 큰 약점이다. 이와 관련,윤 연구위원은 "2002년엔 PER가 시장평균의 2배에 육박하기도 했다"며 "생활용품과 화장품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 중이기 때문에 할증거래를 부담스러워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