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중소기업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산업공동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한켠에선 대기업도 부러워하는 경쟁력을 무기로 5대양6대주를 누비는 중소기업이 들풀처럼 자라나고 있다.


프린터의 핵심부품인 OPC드럼을 생산하는 백산OPC는 세계 70개국 4백여개업체에 연간 5천만달러 어치를 내다판다.지난해 매출은 5백15억원으로 이중 95%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놀랍게도 '전자제품 왕국'인 일본의 애프터마켓 점유율이 75%를 넘어선다.물론 밀어내기 수출이 아니어서 이익도 많이낸다.이회사는 지난해 1백4억원의 순이익을 내 순이익률이 20%를 웃돈다.


초정밀제품을 찍어내는 금형 가공용 엔드밀을 생산하는 와이지원은 지난해 독일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전세계 65개국에 70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월 100만피스의 생산 규모는 세계 최대다. 독일 일본 등 제조업 초강국들과 벌이고 있는 시장쟁탈전에서 승리,각국 시장에서 수출품목이 1,2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독일에선 현지업체와 일본업체를 제치고 점유율 1위 업체로 우뚝 솟았다. 휴대용 노래반주기를 생산하는 엔터기술은 세계 휴대용 노래반주기 시장 점유율 1위다. 시장 진입 5년 만에 제품이 수출되는 국가만도 50여개국에 달하며 매출의 98%가 해외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 회사의 휴대용 노래반주기는 마이크 하나에 노래반주기능(영상,노래가사 등)이 구현돼 있어 별도의 셋톱박스 없이 TV나 오디오에 연결하면 어디서나 노래방기기로 활용할 수 있는 가정용 엔터테인먼트기기로 일본 시장에서는 파나소닉,이카라 등 대형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베스트바이'와 같은 대형가전매장을 통한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미국시장에만 지난해 220억원어치를 수출했다.


플라스틱 사출금형의 핵심부품인 핫러너시스템을 생산하는 유도실업은 매출의 75%를 수출에서 올리고 있다. 이 분야에서 세계 3위를 달리며 선두업체를 넘보고 있다.



이 밖에 HJC는 헬멧에서,자화전자는 펄스부호 변조(PCM) 부문에서 수년째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들 세계 1위 글로벌 중기는 △핵심역량 확보에 자원을 집중해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투자와 제품 개발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시장을 누비는 이들 '글로벌 중기'가 중소기업의 살길이라며 '선택과 집중'으로 더많은 세계 1위 중기를 키워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언오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부품소재업체 수를 늘리고,이들을 글로벌 서플라이어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사는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과 공동으로 글로벌 스타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차례로 소개한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