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에 밀리고,회계법인에 치이고.' 국내 증권사들이 인수·합병(M&A) 중개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지난 6일 연내 매각을 추진 중인 ㈜쌍용의 매각 주간사로 삼일회계법인이 선정된 게 단적인 예다. 또 매각 대금이 3조원대에 달하는 진로의 매각 주간사를 메릴린치증권이 맡고 있는 것을 비롯 최근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거나 완료된 대우종합기계(CSFB,산업은행) 한국투자증권 대한투자증권 LG카드(이상 모건스탠리증권) 대우정밀 현주컴퓨터 나산(이상 삼일회계법인) 남광토건(영화회계법인) 등의 매각 주간사나 자문사는 거의 외국계 증권사나 회계법인이다. 최근 주인찾기에 나선 세원텔레콤도 국내 대형 회계법인 3~4곳 중 하나를 매각 주간사로 택할 방침이다. 국내 증권사 중에선 그나마 삼성증권이 씨티그룹과 짝을 이뤄 대우건설 매각에 관여하고 있는 정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계법인은 매각 자문과 기업 실사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 사실상 자문 능력밖에 없는 증권사에 비해 유리한 입장"이라며 "대형 증권사들이 일제히 M&A중개를 포함한 투자은행 업무 강화를 선언하고 나섰지만 잘 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