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대단지 아파트인 은마아파트가 재건축이냐 리모델링이냐를 놓고 격돌하고 있다. 재건축조합설립 추진위원회가 73%의 주민동의서를 확보해놓은 가운데 최근 들어 리모델링 추진위원회가 세력를 급속히 확산해 나가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재건축이냐,리모델링이냐'를 놓고 쉽지 않은 저울질을 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은마아파트 리모델링추진위는 지난 7일 주민들을 대상으로 첫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주민 7백여명이 몰려 두 시간동안 진행됐다. 강사로 나선 컨설팅업체 지오플랜의 박재열 대표는 "은마아파트는 세 번 안전진단을 받아 사실상 세 번 모두 탈락했으며 현재 재건축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리모델링을 할 경우 가구당 3억원 이상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민들의 적극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철 리모델링추진위원장은 "리모델링에 대한 주민 동의를 20% 이상 받아내면 재건축조합이 자동 해산하면서 리모델링을 본격 추진할 수 있게 된다"면서 "앞으로 소규모 설명회를 여러 차례 개최하고 주민들을 일대 일로 만나 설득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병호 재건축조합설립추진위원장은 "정부 규제로 재건축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조금 더 기다렸다가 제대로 재건축을 하자는 주민 의견이 대다수"라며 "우리도 향후 설명회를 여는 등 흔들림 없이 재건축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재건축조합추진위측 사람들도 상당수 참석했으나 우려했던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