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하나=문어발 vs 투자다각화 '군인공제회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중단하라.' 해마다 국회 국방위원회가 군인공제회를 국정감사할 때마다 하는 말이다. 일부 의원들은 군인공제회의 사업확장 모습이 '문어발'식인데다가 '선단형'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한다. 회원들의 회비와 수탁금의 운용을 통한 공제사업보다 오히려 사업수익 규모가 더 크다고도 질타한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더 이상 회원간의 공제조합이라기 보다는 이를 기반으로 수익사업에만 열을 올리는 투자기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최근들어 금호타이어 해태제과 대우종합기계 등의 기업인수합병(M&A)에 군인공제회가 적극 나서면서 이 같은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군인공제회는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한다. 양성기 군인공제회 홍보실 차장은 "외부에서 보면 산하 업체 수가 10여곳이나 돼 많아 보이지만 크게 군납과 군 골프장 등으로 나뉜다"며 "대부분 군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직영관리가 필요한 사업체로 민간에서 맡아 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제일식품 등이 맡고 있는 식자재 군납분야의 경우 어떤 형편에서라도 공급에 차질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부담에 비해 수익률은 매우 낮아 민간업체들이 맡길 꺼리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군인공제회의 최근 M&A 행보와 관련,자동차운송분야 애널리스트인 삼성증권 김학주 팀장은 "요즘 군인공제회가 적극 발을 담그고 있는 M&A는 외국의 경우 JP모건 같은 대형투자은행들이 하는 일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같은 역할을 하는 투자은행들이 거의 없다"며 "그러다보니 단기적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일부 알짜기업들이 싼 값에 외국계 펀드에 팔리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군인공제회가 대신 하고 있는 셈"이라며 "금호타이어 M&A에서 보듯 인수기업의 경영권을 장악해 문어발식 확장을 하는 게 아니라 적정 수익을 남기고 토종기업도 지켜내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논란 둘=연기금(공기업) vs 민간투자기업 이는 논란이라기보다는 오해에 가깝다. 상당수 일반인들은 군인공제회를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공익성 있는 기금이 M&A 등에 무차별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안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군인공제회의 성격은 연기금이 아니라 민간 저축은행과 더 닮았다. 회원들이 봉급에서 매월 일정 부분 떼어내 맡긴 돈(납부금)을 나중에 적정 금리를 붙여 돌려줘야 하기때문이다. 수익성을 따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회원들이 군인(또는 군무원)인만큼 공익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이를 감안,군인공제회는 최근 도로 건설을 비롯 SOC투자 등 공익사업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수익률이 목표치보다 낮아 과감하게 나서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군인공제회는 지금까지 정치적인 입김에 좌우되지 않고 시장 최우선 원칙에 따라 투자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군인공제회에 공익성만을 강요하기보다는 수익성도 배려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