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철강 중국발 '적색 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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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및 철강산업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일제히 햐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고 철강시장에서도 공급과잉의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앞으로도 1~2년 호황은 너끈하다던 업체들은 “특수가 끝난 게 아니냐”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먹구름의 발원지는 중국이다.세계의 원자재와 중간재를 빨아들이며 소재 업체들에 특수를 제공하던 중국이 이제는 생산설비 확충을 통해 중간재를 쏟아내며 가격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다운스트림(최종제품)에서 시작된 중국의 산업 잠식이 업스트림(원료 소재)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제품의 대표적 기초유분인 에틸렌 가격은 지난 3월말 t당 1,020달러에서 최근 760달러대로 떨어졌다.
불과 한달새 약 25%가 폭락한 셈이다.
벤젠의 경우 같은 기간 1,095달러에서 780달러로 무려 28.8%나 급락했다.
이에 따라 이 제품들을 원료로 사용하는 폴리에틸렌(PE) 폴리염화비닐(PVC) 에틸렌그리콜(EG) 등 대부분의 석유화학 중간재 가격도 5∼20%씩 줄줄이 하락했다.
유화제품 가격하락은 중국 업체들의 대규모 증설로 공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영국 BP와 중국 시노펙의 합작사인 세코가 지난 3월 연산 90만t 규모의 에틸렌 설비를 완공,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 안에만 이 정도 규모의 증설이 서너건 더 남아있다.
반면 수요도 줄어드는 추세다.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 감속정책을 펴고 있는데다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피하기 위해 섬유 수출 관세를 더 높이기로 하는 등 수출 억제를 강화하고 있어서다.
따라서 가공업체들의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
철강가격도 불안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철광석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 급등과 수요증가로 치솟은 가격이 아직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는 중국내 생산량이 수요를 앞지르며 가격을 끌어내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8% 증가한 반면 철강 소비증가율은 11%로 훨씬 낮았다.
지난 3월 철강제품 수입량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 줄어든 반면 수출은 2백10만t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철강 생산량이 올해 안에 수요를 앞질러 중국은 철강 순수출국으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세계 철강가격도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내 유통업체들이 현지 고로업체들의 열연강판 판매가격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구매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값싼 중국산 철강제품이 국내에 대량 유입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얘기다.
업계는 유화 및 철강산업에 낀 먹구름이 소낙비가 될 경우 국내 경기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창재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