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가 세계 1위 MP3플레이어 업체인 애플에 도전장을 던졌다. 노키아는 지금까지 나온 MP3 기능을 갖춘 휴대폰 가운데 가장 진보된 제품으로 평가받는 뮤직폰 'N91'을 최근 공개했다. 로이터통신은 노키아가 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팟'에 맞서는 N91을 올 가을부터 판매할 예정이라고 지난 6일 보도했다. 휴대폰과 MP3플레이어 분야에서 각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두 거인'이 벌이게 될 MP3 전쟁은 날로 진화하고 있는 휴대폰에 맞서 MP3플레이어가 고유 영역을 지킬 수 있을지를 가름하게 된다는 점에서도 관심이다. 노키아의 N91은 4기가바이트(GB) 용량의 하드디스크가 내장돼 있어 3000곡의 음악을 저장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미 삼성전자가 2GB 하드디스크를 탑재한 MP3 휴대폰을 내놨지만 이는 N91에 비해 용량이 절반 수준이고 한국 시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N91과 차이가 난다고 전했다. N91은 무선랜 즉 와이파이(Wi-fi) 기능이 있어 PC에 있는 음악파일을 무선으로 전달받아 저장할 수도 있다. N91의 판매가격은 900달러(약 90만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선통신업체가 지급하는 보조금을 감안해도 미국 시장 판매가격은 500달러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MP3 시장 수성 의지도 강하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 인터넷매체인 뉴스팩터닷컴에 따르면 애플은 MP3플레이어의 양대 방식인 하드디스크 타입과 플래시메모리 타입 모두에서 기록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하드디스크 타입 제품의 점유율이 90%에 달하고 올해 초 진출한 플래시메모리 타입에서도 미국 시장 점유율이 지난 2월 43%에서 3월엔 58%로 치솟았다. 이 같은 강력한 시장지배력이 애플이 다른 MP3플레이어 업체는 물론 휴대폰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저력이 될 것이란 평가다. 로이터통신은 노키아와 애플간 MP3 전쟁에는 모토로라가 변수가 될 것으로 지적했다. 에드 잰더 모토로라 CEO는 최근 미국 인터넷매체인 C넷과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준비해온 '아이튠스 폰'을 올 상반기에 선보이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아이튠스 폰은 애플의 인터넷 음악사이트인 '아이튠스'에 접속,음악을 들을 수 있는 휴대폰이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