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인 8일 서울은 구름이 많이 낀 날씨 등의 영향으로 기온이 전날보다 5도 가까이 낮은 14.6도로 선선했으나 `나시고 기르신 어버님의 은혜'에 보답하려는 효심은 넉넉했다. 시내 곳곳에서 가슴에 카네이션을 단 노부모와 함께 휴일을 보내는 시민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종로와 신촌 등 번화가에는 카네이션 노점상들이 떨이로 남은 꽃을 파느라 분주했고 시내 호텔과 패밀리레스토랑 등에는 노부모와 함께 외식을 하러 나온 가족단위 손님들로 북적됐다. 올 해 처음 남산 한옥마을에서 열린 `서울무형문화재 축제'에는 부모와 함께 탈춤, 굿 등 평소 접하기 힘든 무형문화재를 즐기려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떡 메치기와 새끼 꼬기 등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공간도 마련돼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을 잡은 어린이들은 마냥 신기한 듯 옛기술을 이어온 장인들의 솜씨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연세대 실내체육관에서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주최로 열린 `도전 실버벨' 행사가 열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손자 손녀와 함께 문제를 풀고 다채로운 게임을 즐기며 가족애를 돈독히 하기도 했다. 불기 2549년 부처님오신날을 일주일 앞두고 시내 사찰에도 평소보다 많은 신자들이 모여 부처님의 은덕을 기렸다.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약 2만5천명(경찰추산)의 신자들이 동대문 운동장에서 연등법회를 열었으며 이후 7시부터 화려한 장엄등과 깃발들을 앞세우고 종로길을 따라 조계사 앞까지 제등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이밖에 전날에 이어 서울 시내 호텔 등에서 열리는 나훈아, 김연자, 패티김 등의 어버이날 맞이 콘서트장에도 자녀와 함께 공연 관람에 나선 60~70대 노인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말을 맞아 직접 시골의 부모를 찾아 나섰던 귀성객들이 오후 들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고속도로는 곳곳에서 심한 정체를 빚었다. 경부고속도로는 서울방향 옥산~안성 43km, 오산~죽전 21.5km 등 상행선 곳곳에서 차량 소통이 어려웠으며 서해안 고속도로도 홍성휴게소~서산 31km 구간 등 전체 50km가 넘는 구간에서 교통체증이 발생했다. 영동고속도로도 인천방향 이천~마성터널 32km구간이 특히 어려웠으며 중부고속도로와 주요 국도도 상행선 쪽으로 심하게 막혔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