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활' 역발상 전략.. 단돈 2000만원으로 영화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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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강남 씨넥스G 한 곳에서만 개봉하는 김기덕 감독의 12번째 영화 '활'의 마케팅 비용이 2000만원으로 책정돼 화제다.
2000만원은 평균 15억~20억원인 국내 상업영화 마케팅 비용의 75~100분의 1밖에 되지 않고 10억여원의 마케팅 비용이 들어간 김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서도 50분의 1 수준이다.
이처럼 마케팅 비용을 적게 책정한 것은 해외 시장을 집중 공략해 영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이 영화는 순제작비 10억원 중 일본 해피넷픽처스가 5억원을 투자하고 사전 수출로 70만달러를 이미 벌어들였다.
이달 중순 열리는 칸 영화제에서 추가 수출계약이 이뤄질 경우 해외에서만 제작비를 전액 환수할 전망이다.
반면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국내에서 관객 40만명을 넘지 못해 적자를 냈다.
국내에서는 마케팅을 하지 않을수록 이익이라는 계산이다.
김 감독의 작품에는 두터운 해외 관객층이 형성돼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경우 미국에서만 32만명을 동원했으며 전세계 관객을 합치면 1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빈집'과 '사마리아'가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이후 관객이 더 늘어나고 수출가격도 높아지고 있다.
김 감독은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해 '활'을 극장 한 곳에서만 개봉하지만 원하는 관객이 있을 경우 1년 넘게 장기 상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