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號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 외국계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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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규제로 정부와 경기도가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화성에 LCD 핵심부품 공장을 짓기로 한 3M이 오는 26일로 예정된 공장 기공식까지 정부의 공장 신설 허용 방침이 결정되지 않을 경우 당초 투자계획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3M측은 "정부의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에서 이달 말까지 외국 투자기업의 공장 설립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어서 일단 지켜보지만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는 입장"이라며 "만약 한국에 공장을 세울 수 없다면 다른 국가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 대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회사 외 5개 외국 글로벌기업들도 경기도 투자를 위해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어 공장 신설 허용 여부에 촉각이 곤두서 있는 상태다.
3M측은 향후 5년 간 6000만달러를 투자,이달 화성 외국인전용단지에 LCD 부품인 편광필름 공장을 착공한 뒤 내년 9월부터 대량 생산체제에 들어가 삼성과 LG 등 LCD 완성업체에 공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
3M 한국지사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7월 투자의향서를 경기도에 제출할 당시 외투기업 공장 신설이 한시적으로 허용된 상황이었고 올해도 정부가 공장 신설을 허용해 줄 것으로 알았는데 최근 불투명한 입장을 보여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단 현재 상황을 미국 본사에 알린 뒤 본사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한국이 투자유치를 해놓고 착공을 앞두고 공장 허가 여부를 결정해 주지 않는 것은 국가적인 신뢰 차원에서 문제가 된다"고 경고했다.
다른 외국계 기업의 고위 관계자도 "해외에 공장을 수없이 지었지만 한국처럼 까다롭고 절차가 복잡한 나라는 처음"이라며 불만을 털어놨다.
3M 본사는 포천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 중 100위권의 초우량 다국적기업이다. LCD부품 자동차 항공기부품 의료 전자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을 생산 중이며 중국 일본 등에 공장과 연구소 및 영업사업부를 두고 있다.
3M은 1977년 한국에 처음 투자,전남 나주에 한국3M공장을 세워 LCD 편광필름과 산업용 테이프,가정용품 등을 생산해 국내외에 공급하며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3M은 최근 경기도 파주에 LG필립스LCD공장과 탕정에 삼성전자 LCD공장이 세워지는 등 LCD 편광필름 국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자 화성에 대규모 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는데 뜻밖의 난관에 부딪친 셈이다. 3M의 투자유치는 우리나라 LCD 수출에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LCD 를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 국내 주요 LCD 제조회사들이 LCD 필수 부품인 편광필름을 가까운 화성 3M공장에서 공급받게 되면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어 수출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손학규 경기지사가 "정부가 공장 신설을 허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3M의 기공식에 꼭 참석할 예정"이라며 "국제 사기꾼이 되느니 국내 범법자가 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경기도와 LCD 업계측은 "정부 실무진들이 지난 4월12일부터 이달 3일까지 모두 9차례에 걸친 협의를 통해 외국 투자기업의 공장 신설을 합의 했는데도 정부 지도자급들이 이를 국가경쟁력 차원이 아닌 복합행정도시와 공공기관 그리고 지방 반발과 연관시켜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은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수원=김인완 기자?임상택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