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형제의 막내로 태어난 미타라이 후지오 사장은 동그란 얼굴에 붙임성 있는 인자한 표정을 띠고 있다. 원래 캐논(CANON) 브랜드는 불교 용어인,세상의 모든 소리를 살펴본다는 관음(觀音)의 일본식 표기 관논(KWANON)으로 시작했다. 캐논의 기업 이념은 아직도 교세이(共生)다. 하지만 미타라이 사장의 경영철학은 후덕한 첫인상과는 달리 철저하게 이익 우선 원칙에 있다. 1966년부터 캐논 USA 근무를 시작으로 89년 캐논 본사 전무로 귀국하기 전까지 23년간 미국에서 철저히 비즈니스맨으로 가다듬어진 영향 때문이다. 미국 비즈니스위크지는 2002년 1월 세계 톱 CEO 25명 가운데 한명으로 미타라이 사장을 뽑으면서 일본 기업인의 전형인 컨센서스형과는 거리가 먼 결단력 있는 인물로 묘사했다. 그의 좌우명은 숙려단행(熟慮斷行·깊이 생각하되 결단은 과단성 있게 한다)이다. 미타라이 사장은 95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당시 세계시장 점유율 7위였던 PC 사업을 비롯 인정사정 없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구조조정 초기 일부 경영진과 생산현장에서 완강한 반대에 부딪쳤지만 "틀린 사업에 목숨을 거는 것은 폐가 된다"며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