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 신한금융지주는 최영휘 사장의 경질을 전격적으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서 신한금융지주 내부의 변화 뿐만아니라 9월로 예정된 통합은행 설립을 위한 협상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두고 벌써부터 설왕설래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1] 최진욱기자, 먼저 최영휘 사장의 경질배경이 궁금하군요? [기자1]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어제 오전 갑자기 자회사 사장단 회의를 개최해서 최영휘 사장의 경질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최 사장은 싱가포르와 홍콩등 아시아지역의 기업설명회(IR)를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하게 된 것이죠. 라회장은 신한금융지주와 동의어라고 할만큼 금융계에서는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인물입니다. 재일교포 대주주들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라 회장이 최 사장의 경질을 결정했다면 17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도 해임결의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최 사장 경질배경은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먼저 신한-조흥은행 통합방향을 둘러싼 갈등이 원인이었다는 해석이 그 첫번째입니다. 즉, 최 사장은 지난 2003년 조흥은행 인수당시 직접 협상에 나섰던 책임자로서 두 은행 통합작업을 진두지휘해왔습니다. 최 사장의 통합론은 '뉴뱅크'와 '원뱅크'인데요. 원뱅크는 일단 조흥은행을 인수한 뒤에 지주회사내에서 듀얼뱅크 체제를 갖춘뒤 다시 하나의 은행으로 만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한편 뉴뱅크는 신한과 조흥, 두 은행의 장점만을 뽑아서 기존 은행들과 전혀 다른 새로운 은행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입니다. (S1) 문제는 바로 이 '뉴뱅크' 전략에서 발생했는데요. 신한은행은 조흥은행을 흡수합병하는게 맞다는 입장인 반면, 최 사장은 대등합병을 주장해오면서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 것 입니다. 두번째로 최 사장은 지난 83년에 신한은행에 합류했지만, 영업현장 보다는 전략-기획에서 능력을 발휘해왔습니다. (S2) 하지만 은행간 전쟁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생존경쟁이 시작되면서, 전략과 기획 보다는 영업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작용했다는 해석입니다. [앵커2] 통합에 대한 밑그림의 차이에서 온 갈등의 결과가 결국 최 사장 해임으로 이어졌다는 얘기군요. 그럼 원뱅크 전략은 그대로 유지되는겁니까? [기자2] 그렇습니다. 원뱅크 전략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입니다. 두 은행은 지난해 연말 현재 총자산을 합치면, 150조원이 넘습니다. 국민은행에 이어서 자산규모로 곧바로 2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단, 이 경우 신한금융지주는 두 은행에서 우수인력만을 끌어안고 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신한-조흥은행을 불문하고 실적이 뒤떨어지는 책임자급 직원들에게는 통합은행에서도 자리를 내줄수 없다는 생각이죠. (S3) 아무튼 지난 2003년 6월 노사정 합의에 따라 통합은행의 큰 그림은 9월부터 공식적으로 논의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서 신한,조흥은행 뿐만아니라 지주회사의 전 자회사들이 동요할 수 밖에 없다는게 금융권의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특히 대등합병을 주장해왔고, 노사정 합의 당시 협상 상대방이었던 최 사장이 물러난 상황에서 조흥은행 직원들의 불안감은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 밖에 없구요. 사실상 신한금융지주와 조흥은행 노조로 대표되는 조흥은행 직원간의 밀고당기는 기싸움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는 해석입니다. [앵커3] 그럼 앞으로 신한금융지주 경영진은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요? [기자3] 신한금융지주는 경영의 연속성면에서 국내 금융사 가운데 최고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 중심에는 라응찬 회장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다음주 개최될 이사회에서 최 사장의 해임안이 통과되면 자리바꿈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시나리오는 3가지 입니다. (S4) 첫째는 라응찬 지주회사 회장, 이인호 신한은행 부회장의 지주회사 사장 선임에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이 통합은행장으로 선임해 3각편대를 구성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물론 신한금융지주에서는 이 부회장의 지주회사 사장 내정한 사실이 없다고 극구 부인하고 있습니다. 즉, 올해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된 류시열 전 제일은행장, 한동수 신한생명 사장등 제3의 인물이 사장으로 내정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세사람 모두 신한은행에서 오랜기간 한솥밥을 먹었고, 조직장악력과 영업부문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는게 첫번째 시나리오를 뒷받침하는 근거입니다. (S5) 두번째는 라 회장이 대표이사 겸 회장으로 지주회사 업무를 직접 챙기면서 다시 경영전면에 부상하는 것입니다. 감독당국도 최 사장이 상임이사로 물러 앉고, 당분간은 사장을 공석으로 한 다음 라 회장이 직접 경영에 나설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S6) 세번째는 라회장이 경영을 직접 챙기면서 지주회사를 씨티그룹과 마찬가지로 매트릭스 조직으로 바꿀수도 있다는 평가입니다. 쉽게 말해서 지주회사를 직능별로 기업,가계,지원부서등으로 나누고 여기에 해당하는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 자회사의 해당부문을 통합시킨뒤 직능별로 사장을 임명한다는 방식입니다. 세가지 가운데 어떤 방법이든 최 사장 경질에 따른 지주회사 전체의 구도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후발은행으로 출발해서 경영의 연속성과 철저한 상업성 추구, 인수합병(M&A)을 통해서 2008년 국내 리딩뱅크로 거듭나겠다던 신한금융지주가 최 사장 경질로 불거진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지 관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앵커] 네, 최진욱 기자와 함께 최영휘 사장의 전격경질에 따른 신한금융지주의 방향전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