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판타지소설 쓴 대치동 수학강사 김지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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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교육 일번지'인 서울 대치동의 수학강사가 판타지 소설 베스트셀러 작가로 변신,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고교 수학을 전문으로 지도하는 학원 'KTM 수학전문'실장인 김지택씨(필명 김운용·34).그는 지난해부터 판타지 소설 집필을 시작한 신인임에도 불구,'신마대전''투마왕' 등을 연달아 히트작의 반열에 올렸다.
판타지 소설은 보통 10권 내외로 구성되는데 국내에서는 5천권 이상을 팔면 'A급' 작가로 통한다.
김씨는 2년차임에도 불구하고 30여권의 소설을 썼으며 권당 판매부수가 6천권선에 이를 만큼 독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김씨는 연세대 수학과,일본 전기통신대학원 정보운영과 등을 졸업한 이공계 출신이다. 그는 "학창 시절 수학적 논리를 만드는 연습을 꾸준히 했는데 이것이 소설에서 '플롯'을 잡는 능력으로 연결됐다"며 "판타지 소설같은 논리적인 통속소설을 쓰는 데는 오히려 이공계가 유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소설 집필을 위해 학원 강의가 없는 시간을 쪼개고 잠을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그의 수면 시간은 하루 3시간.
'왜 소설에만 전념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판타지 소설의 주 타깃이 중고생인데 그들과 가까이에서 교류해야 독자가 원하는 글을 쓸 수 있다"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소설을 쓰는 일만큼 즐겁다"고 설명했다.
김씨 소설의 특징은 외설적인 장면이 전혀 없다는 것. "학생들에게 권할 수 있는 책을 써야 하기 때문에 외설적인 장면은 넣고 싶어도 그러지 못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씨는 "통속소설 작가가 외설을 무기로 사용한다는 것은 작가적 재능이 바닥났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판타지 소설은 아직 장르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대가'라고 부를 수 있는 작가가 적다"며 "3년 내에 만화가게 판타지 소설 코너에 내 이름이 적혀 있는 책장이 생기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