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마빈 쇼크' 오나 ‥ 도이치그룹, 국내주식 일제히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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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스티브 마빈 도이치증권 서울지점 상무(사진)가 국내 증시에 대해 비관론을 밝힌데 이어 도이치그룹 계열사들이 국내 보유기업 주식을 일제히 처분해 주목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도이치방크의 영국 법인인 '도이치방크런던'은 최근 보유 중이던 고려시멘트 주식 7.73% 및 나산 주식 7.74%전량과 웅진코웨이 주식 6.46% 중 6.41% 를 다른 외국계 펀드에 일괄 매각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들 주식을 꾸준히 사모았지만 갑자기 태도를 확 바꾼 것이다.
도이치방크런던은 또 한국철강 주식 5.01% 가운데 1.92%를 팔아치웠다. 미국에 본사를 둔 '도이치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도 대한통운 지분을 장내매각,보유지분을 5.64%에서 2.97%로 낮췄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해당 종목 주가는 대부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나산이 7.88% 떨어진 것을 비롯 웅진코웨이 고려시멘트도 약세를 보였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정학적 경제적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한국비중을 축소하라는 게 도이치증권의 공식 의견"이라며 "계열사들이 도이치증권의 투자의견을 참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이와 관련,도이치그룹 보유종목이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도이치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거래소기업인 크라운제과 대구백화점,코스닥기업인 심텍 인선이엔티 에스에프에이 등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
한편 스티브 마빈은 지난달 29일 '현실을 직시하라'는 투자 전략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와 언론,증권사들이 한 목소리로 경기 회복을 부르짖고 있지만 현실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며 한국 증시에 대해 '비중축소' 의견을 냈었다.
또 적립식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란 국내 증권가의 전망에 대해서도 "경기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적립식펀드에 계속 돈을 넣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스티브 마빈은 1997년 외환위기를 일찌감치 경고하면서 주목을 받았으며 국내 증시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꼽힌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