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주식의 24시간 거래를 위해 세계 각국 증권시장에 상장을 추진해오던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 증시에서 잇따라 철수하고 있다. 해외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선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 데다,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증시에 주력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미국의 IBM은 도쿄 증시에 상장돼 있는 자사 주식을 30년 만에 상장 폐지키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IBM은 앞서 오스트리아 빈,독일 프랑크푸르트,스위스 취리히 증시에서도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이제 IBM 주식이 상장돼 있는 곳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외에 런던증권거래소(LSE)와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3개국 통합증권거래소인 유로넥스트뿐이다. 펩시코 애플컴퓨터 프록터앤드갬블(P&G) 등 미국기업들도 해외증시 철수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펩시코와 애플컴퓨터는 일본 증시에서,프록터앤드갬블(P&G)은 일본과 유럽 각국 증시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또 영국의 통신회사 오투와 여행사 라스트미닛닷컴,멕시코 철강업체 그루포임사,스웨덴 전자회사 일렉트로룩스 등도 해외증시에서 철수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런던 증시에 상장된 외국 기업 수는 2002년 419개에서 지난해 351개로 줄었으며 NYSE에서도 같은 기간 473개에서 460개로 외국 상장사가 감소했다. 특히 도쿄 증시에 상장된 외국 기업 수는 지난 1990년 125개사에 달했지만 올들어서는 29개사로 축소됐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