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세계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미국경제의 활력이 약해지고 있는 것이 문제다. 지난 1분기중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작년 4분기(3.8%)에 훨씬 못미친 3.1%에 그쳐 미국경제가 사실상 소프트패치에 빠졌음을 입증했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하는 4월 제조업지수도 53.3으로 3월(55.2)보다 급락,고유가?소비위축 등으로 미국기업들의 생산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 증가율도 3월에 0.6%를 기록,전달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다행히 4월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27만개 늘어나면서 고용시장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나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HSBC의 이코노미스트 라이언 왕은 "고용지표는 괜찮지만 소비지출과 기업투자가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은 미국의 올 경제성장률이 3.6%로 지난해보다 0.7%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탔던 일본경제도 최근에는 다시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기업들의 경기판단을 나타내는 단칸지수가 지난해 4분기 22에서 올 1분기에 14로 급락한 것이 현재의 상황을 잘 설명해 준다. 3월 경기선행지수도 18.2(2월 50)로 급락,향후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은 지난달 당초 올해 중에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던 디플레이션이 내년쯤에 가서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01년 3월부터 지속되고 있는 제로금리도 연말까지는 지속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유럽 경제도 상황이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유로존의 올 경제성장률을 2%에서 1.6%로 낮췄다. '경기침체'라는 표현이 곳곳에서 거론되면서 일부에서는 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월스트리트저널은 9일 "'복지혜택,높은 세금,노동시장 규제' 등에 초점을 맞춘 유럽식 모델은 '실패작'"이라고 꼬집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