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기금 8조 "남는다고 막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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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이 자기 돈 아니라고 막 갖다 써도 되는 겁니까?"(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10일 한국노동연구원 주최로 서울 명지빌딩에서 개최된 '고용보험 발전과 재정안정화를 위한 토론회'에서는 고용보험기금을 쓰는 데 급급한 정부 행태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고용보험기금은 2004년 말 현재 8조4488억원으로 매년 1조원가량 늘어나고 있다.
토론자로 나선 김용하 교수는 "노동부가 기금이 넉넉하다고 생각하는지 새로운 지원사업을 하루가 다르게 쏟아내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금 남용의 대표적 사례로 청소년들의 종합직업체험관인 '잡월드' 건설사업을 손꼽았다. 여기에 드는 비용 2127억원은 고용보험이 아니라 정부 일반회계에서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험료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김정태 한국경총 경제조사담당임원은 "현행 보험료율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라는 비상 상황 하에서 책정된 것"이라며 "기금이 남아도는 불합리를 바로잡기 위해선 보험료율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변동보험료율 체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보험기금의 다른 문제는 적립금이 갈수록 커지는 데 비해 방만한 사용 여부를 체크할 감시체계는 허술하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토론자는 "기금운용의 전문성을 기하기 위해 고용보험전문위원회와 고용보험실무위원회를 두고 있지만 대부분 노동부가 일방적으로 사업계획을 통보하는 형식"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