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파트시장이 작년과 비슷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 초 개발이익환수제 연기 가능성, 판교신도시 등을 호재로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이 급등했는데 이는 2003년 10·29 대책의 여파로 하락했던아파트값이 작년 초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반등했던 것과 비슷하다. 분위기가 침체로 반전된 시점도 비슷하다. 작년에는 4월말에 강남구 등 4곳이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강남 시장에 한파가 불기 시작했다. 올해도 4월말에 정부가 강남 재건축을 겨냥한 전방위 대책을 내놓으면서 일단 들끓던 분위기는 잠잠해졌다. 하반기 아파트시장을 둘러싼 여건도 작년과 흡사하다. 일단 작년과 마찬가지로 입주 물량이 크게 늘어난다. 올 하반기 전국의 입주 물량은 17만6529가구에 이르러 상반기(13만5854가구)보다 30%나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도 하반기에 20만여가구가 입주하면서 아파트값 하락세를 부추겼고 일부지역에서는 역전세난도 발생했다. 여기에 양도세 강화로 급매물 출현이 예상되는 것도 닮음꼴이다. 올해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실시됨에 따라 작년 하반기에 이를 피하기 위한 급매물이 넘쳐났던 것과 마찬가지로, 내년에는 1가구2주택자가 비거주 가구를 매도하면 양도세를 실거래가로 부과한다는 방침이어서 연내에 서둘러 집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시장 여건이 비슷하지만 올 하반기에도 작년과 같이 극심한 시장 침체가 재현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흐름은 비슷하지만 작년이 2002~2003년 급등에 따른 조정기였다면 올해는 회복기라고 볼 수 있어 상황이 다르다"면서 "작년 하반기와 같은 극심한 침체는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