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내땅 자원유출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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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오리사주의 철광석을 확보하기 위해 포스코와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호주의 BHP빌리톤이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으나 오리사 주정부의 철광석 수출반대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1일 보도했다.
포스코는 BHP빌리톤과 합작해 인도에 대한 외국인투자 중 최고액인 100억달러 규모의 조인트벤처를 오리사주에 설립하기 위한 제안서를 작년 8월 주정부에 제출했다. 두 회사는 이 조인트벤처를 통해 앞으로 25년 동안 총 10억t의 철광석을 생산,60%는 오리사 자체 공장(연산 1200만t 규모)에 공급하고 나머지 40%는 한국 등 전세계에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오리사주의 철광석 매장량은 130억t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오리사 주정부는 해외 기업의 투자에는 찬성하지만 인도에서 생산된 철광석과 철강제품 모두 인도 고객에게 판매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리사주의 바스카 채터지 철강광산담당 장관은 "오리사에서 나온 철광석은 해외로 수출돼서는 안되며 이는 확고한 정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정부가 이런 입장을 정한 것은 타타스틸 등 인도 현지업체들이 철광석 수출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타타스틸 등은 자국 내 철광석을 독점적으로 공급받아 원가 경쟁력을 유지하려 하고 있으며,자원 고갈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오리사주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3% 수준으로 인도의 남서부 지역(7~9%)보다 낙후된 상황에서 도로와 항만건설까지 포함된 포스코와 BHP빌리톤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거부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도 광산업체인 세사고아의 임원 렌 딘씨는 "항만과 도로가 확보되면 철광석뿐만 아니라 석탄과 보크사이트 등 오리사의 다른 원자재 개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무한정 협상이 지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도의 이같은 폐쇄적 정책으로 자원 수입국들 사이에서는 자원 수출국들이 보호주의 입장을 더욱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러시아와 베네수엘라가 석유자원 보호를 위해 세금을 인상하는 조치를 취했고 인도네시아도 원자재 유출을 억제하기 위해 세금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