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IMD(국제경영대학원)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경쟁력 평가에서 올해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이 지난해보다 6단계 상승한 29위를 기록했다. 지난 2년간 30위권에서 맴돌던 우리의 경쟁력 순위가 크게 개선된 것은 앞으로의 경제활력과 성장잠재력 회복 전망을 밝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같은 경쟁력 순위의 등락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것은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 평가결과를 통해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을 파악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해법을 찾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경쟁력 순위가 다소 높아졌지만 아직도 경쟁상대국인 홍콩(2위) 싱가포르(3위) 대만(11위)은 말할 것도 없고, 태국(27위) 말레이시아(28위) 등에도 뒤지고 있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부문별 경쟁력 평가를 들여다 보면 걱정스런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조사대상 60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노사관계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꼴찌를 기록했고,정치적 불안정(51위) 정책일관성(52위) 대학교육의 사회적 요구 부합성(52위) 외국인 직접투자 증가율(50위) 금융규제(48위) 등도 여전히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불안한 노사관계, 정책일관성 결여(缺如), 비생산적인 정치권, 부실한 대학교육 등이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결국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최우선 과제가 무엇인지도 분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무엇보다 적대적 노사관계와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해소하고, 경쟁력의 원천인 기업인들이 체감(體感)할 수 있는 투자규제의 철폐,일관된 정책기조의 확립,기업수요에 맞는 대학교육 혁신 등을 위한 대책 마련과 정책적 노력이 시급하다.IMD가 이런 취약요인들이 세계평균 수준으로만 개선되어도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세계 21위까지 도약할 수 있다고 분석한 것은 경청해 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