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작년말로 끝난 25개 첨단업종에 대해 외국투자기업의 공장 신·증설 허용기한을 연장해주기로 방침을 급선회함에 따라 미국 3M 등 외국첨단기업의 수도권에 준비 중이던 투자의 족쇄가 풀리게 됐다.그러나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국내 대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위한 필요한 제도 정비는 하반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힌데다 규제완화를 전면확대할 경우 수도권-지방간 격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언급,대기업 공장 증설 허용문제는 경기도의 요구수준에는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 논란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3M 공장 착공 가능 정부가 외국투자기업의 공장 신.증설 허용기간을 즉각 연장해주기로 함에 따라 수도권에 투자를 결정했으면서도 그동안 규제에 묶여 어려움을 겪어온 5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5개 외투기업의 공장 착공이 가능해졌다. 특히 중앙정부와 경기도의 갈등을 야기한 미국 3M(6000만달러)의 공장 착공은 3M이 결정만 하면 오는 26일 가능하게 됐다. 현재 공장 착공을 추진 중인 외투기업은 일본의 NEG(2억7000만달러) NHT(1억5000만달러) 미국 C기업(1000만달러) 영국 T기업(2000만달러) 등이다. 이와 관련,정부는 현재 25개 첨단업종의 종류도 바꾸기로 했다. 첨단산업의 종류는 급변하고 있는데 업종선정기준은 구식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투자실적이 없는 업종을 빼고 신규투자 수요가 있는 업종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조정할 방침이어서 기업들의 불만도 누그러질 전망이다. 구체적인 업종허용 범위는 20일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에서 조정된다. 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국내 기업의 수도권 투자 허용 방침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면서 "다만 외국기업에 비해 역차별은 받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기업 어떻게 되나 정부는 국내기업에 대해서도 수도권 공장의 신.증설을 허용해준다는 원칙을 세웠다. 투자대기 중인 기업들의 투자가 제한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혀 LG전자 등이 추진 중인 3조6400억원 규모의 투자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LG전자는 파주에 LCD TV라인 등 2조8000억원 상당의 투자를 계획 중이고 LG마이크론 역시 파주에 1500억원 상당의 포토마스크 공장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LG이노텍과 LG화학도 파주에 각각 1500억원 규모의 파워모듈 공장과 4000억원 규모의 편광판 필름 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국내 대기업의 수도권 투자 허용 여부는 오는 20일께 최종 결정날 전망이어서 투자대기 중인 기업 이외의 신규투자는 아직도 불분명하다. 국내기업은 또한 외국기업에 비해 첨단업종 수에서 차별받고 있다. 반도체 LCD 항공우주 자동차 등 14개 첨단 업종에 한해 증설만 부분적으로 허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역차별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온 이유다. 경기도는 이에 따라 이번 기회에 업종범위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기업도 외국기업과 같이 첨단업종에 바이오 산업용가스 등을 추가,종류를 '25개+α'로 확대하고 업종선정기준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