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협 < 기술신용보증기금 중앙기술평가원장 > 세계는 부와 경제 성장이 지식, 정보, 과학기술 등에 크게 의존하는 지식기반 사회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창출되는 지식의 양이 많아지고 질이 고도화되며 산업 현장에 신속히 적용돼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선순환 시스템을 이루어야만 생존이 가능하고 경제 발전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선순환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 여러 가지 방안들이 나올 수 있지만 결국은 기술 개발, 기술 이전, 기술금융의 활성화를 통해 기술사업화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으로 귀착된다. 현실적으로 기술 개발자와 이를 상업화할 수 있는 기업이 꼭 일치할 수 없는 만큼 개발된 우수 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사업화될 수 있으려면 기업의 인수·합병(M&A)과 기술 거래가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게 되어야 한다. 기업 M&A를 저해하는 업종 제한, 기업규모 제한 등의 여러 규제는 과감하게 해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현재 기술거래 시장은 미미하고 활성화되지 않은 편이다. 그 원인으로는 매수인의 구미에 맞는 거래할 만한 기술이 부족하다는 점, 매수인과 매도인을 연결할 수 있는 활성화된 장치가 없으며, 기술을 정확하게 검증할 수 있는 체제가 미흡하고, 하자에 대한 보증제도가 없으며, 기술거래 비용이 비싸다는 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의 상당 부분은 기술가치 평가의 정착으로 해결할 수 있다. 사업화할 만한 우수 기술의 부족을 해결하려면 우선 고객지향적인 목표의식이 뚜렷한 기술 개발이 왕성하게 일어나야 하겠지만, 이미 개발됐음에도 사장된 기술을 재평가해서 옥석을 가려보는 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술 이전의 위험도 평가 수준이 향상돼 고객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 상당히 해소될 것이며, 모자란다면 일정 부분 보증을 적용하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기술평가 시장이 미미하니 평가 실적도 부진하고 평가 수준의 향상도 느리며 고객의 신뢰도도 높지 않고 다시 평가 의뢰가 미미한 악순환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시장 확대를 위해 정책당국의 일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마치 재래식 펌프에서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처음 붓는 한 바가지의 물처럼. 중소기업의 경우 평가비용 부담이 상당히 큰 만큼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평가료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서 기술을 이전할 때 외부의 평가를 받아 그 금액을 협상의 기준점으로 하고, 모태 펀드의 투자시 기술 평가를 받게 하는 등 다양한 기술평가 수요의 저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기술 이전에 대한 추가적인 세제 지원 및 기업 회계에 융통성을 부여하는 방안도 바람직하다. 기술평가기관은 실사 과정에서 한 기업이 애로를 느끼는 기술을 다른 기업으로부터 찾아서 연결해 주는, 마치 나비가 꽃들 사이를 날아다니면서 수정해 주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한다. 따라서 기술검색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기술 수요를 파악하고 방대한 기술데이터를 검색해 알선해 줄 수 있도록 기술평가센터를 확충하는 방안도 기술시장 선순환 시스템 구축의 일환으로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기술창업 기업의 대부분은 개발 및 사업화 자금이 필요하지만 신용 상태가 취약한 관계로 자금을 얻는 데 애로가 많은 실정이다. 또 벤처캐피털 회사들은 초창기 기술기업을 외면하고 코스닥 입성이 임박한 기업들에만 투자해 단기간에 열매를 거두려고 하는 게 현실이다. 금융회사는 금융회사대로 위험성이 높은 기업에 억지로 대출할 수 없는 속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그 중간에서 물꼬를 터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이제 막 시작한 기술평가 인증서에 의한 대출의 정착과 확대를 통한 기술금융 활성화가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기술평가 인증서 관련 여러 기관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인증서가 시장의 신뢰를 얻어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애써야 하며 이 때 우리나라 기술금융은 한 단계 도약하고 기술사업화가 꽃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