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 연구실이 우리 회사 연구소.'


무선기술 개발업체인 두올정보기술은 요즘 회사 이전 준비로 바쁘다. 이달 중 서울대 연구공원 내 창업보육센터로 입주하기 위해서다. 두올정보기술은 서울대 출신 벤처는 아니지만 서울대 교수 연구실의 노하우를 가까이서 활용하기 위해 아예 본사를 서울대로 이전하기로 했다. 환경기술 개발업체인 베스트도 곧 두올정보기술과 같은 건물을 쓰는 '한 식구'가 된다. 베스트는 서울대 공대 건축학과 여명석 교수가 설립한 벤처기업으로 이달 중 창업보육센터에 첫 사무실을 낸다.


서울대 이공대가 그동안 쌓아온 '상아탑' 이미지를 벗어나 벤처창업보육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정부의 벤처 지원방침과 '실험실 벤처 1호'인 에스엔유프리시젼의 상장 성공에 영향을 받아서다. 지난 몇년간 '벤처 거품'의 직격탄을 맞고 한풀 꺾였던 교수 창업이 활기를 띠는 데다 외부에서도 서울대 연구실의 '잠재력'을 이용하기 위해 이전해 오는 경우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서울대 창업보육센터에는 이달 중 두올정보기술과 베스트를 비롯 이엠웨어,에이전시닷컴코리아 등 13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이들은 최근 실시된 입주심사에서 2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었다. 이 센터 입주경쟁률이 이처럼 치솟은 것은 지난 2000년 초 벤처붐 이후 처음이라고 강경선 창업보육센터장(수의과대 교수)은 말했다.


강 센터장은 "인근 구로디지털단지에 비해 사무실 임대여건 등 조건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요즘 입주 문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고비용이 드는 연구개발을 교수 연구실을 통해 해결하려는 게 대다수 업체의 입주 이유"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에 자리잡은 창업보육센터는 본부격인 연구공원센터를 비롯 유전공학특화센터,농생명과학 센터,신기술 창업네트워크,의생명과학센터 등 5곳이다. 연구공원 센터엔 가장 많은 45개 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이외 센터엔 주로 학내실험실 벤처기업인 30여개 업체가 들어와 있다. 연구공원 창업보육센터의 경우 캐스트이즈(디지털방송 비디오서버),오렘(인터넷솔루션) 등 정보기술 업체가 활발히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 센터장은 설명했다.


이밖에 신기술 창업네트워크 센터의 경우 에스엔유프리시젼을 배출했으며 농생명과학 센터의 경우 알앤엘생명과학 등이 성과를 올리고 있다. 강 센터장은 "각기 분리돼 있는 창업센터의 관리기능을 통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에스엔유(SNU) 브랜드를 활용하고 관악구 지역 보육센터와 연계하는 등 앞으로 창업보육 사업을 크게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