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국제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촉발된 미국 금융시장의 혼란이 국내에도 적지 않은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일부 기업들이 해외채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필요한 자금을 적기에 조달하는 데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당초 13일로 예정했던 6억달러 상당의 글로벌 본드 발행을 연기했다고 12일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4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6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키로 했으나 최근 'GM쇼크'로 인해 미국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해지면서 발행 일정을 재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채권발행 자금으로 국내 신규투자와 해외법인 증자에 사용하겠다는 올 하반기 경영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다음달 중 경영정상화를 위해 7억5000만달러 상당의 글로벌 본드 발행계획을 갖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해외채권을 포함해 국내외에서 총 1조5000억원을 조달,내달 말까지 기존 금융권 채무를 완전 상환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 채권 발행을 포기해야 할 가능성도 있어 우려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해외 자금조달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