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가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최근 '위기상황'을 강조하며 잇따라 경고음을 울리고 있는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며 지나치게 비관적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씨티글로벌마켓(CGM)증권은 12일 한국시장 전략보고서에서 "북핵문제가 과거 10년간 사상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다"며 "한국주식을 팔라"고 권고했다. CGM의 유동원 상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이 6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고 미국도 북한의 핵 실험 활동을 시사하는 등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한국시장은 이 같은 정치적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환경 실적모멘텀 경기선행지표 투자심리 등 모든 여건을 감안할 때 당분간 한국 증시는 14%가량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며 6개월 종합주가지수 목표치를 795선으로 제시했다. CGM은 도이치증권과 함께 한국증시에 대해 비관적 입장을 취하는 대표적 증권사 중 하나다. 메릴린치증권 이남우 리서치센터장도 최근 "한국증시에 아직 북핵위험이 반영돼 있지 않다"며 풋옵션 매수 등 방어적 투자를 권유했다. 이에 대해 국내 증권사들은 다소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위원은 "최근 북핵문제가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비관적·부정적 시나리오 쪽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현재처럼 교착국면이 지속되거나 사태가 낙관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6월 위기설'의 가능성은 낮지만 6∼7월 중 원만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실제 위기가 8∼9월에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함성식 연구원도 북핵위험이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북핵문제가 예측 가능 범위에서 약간 벗어나 있지만 외평채 금리안정,외국인 순매수,단기적인 환율 안정 등을 볼 때 통제 가능한 범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