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미국 등 외국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기보다 수출전진기지로 활용하고,상품제조보다 서비스 측면에 주안점을 두는 등 중국시장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경잡지인 포천은 최근호(5월16일자)에서 "미국 일본 등 주요기업들이 대 중국시장 전략을 바꾸면서 이익 규모가 지난 1999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소프트웨어와 정보기술(IT) 서비스 수출기지로 중국을 활용하는 IBM △주메뉴인 치킨 자체보다 쾌적하고 편리한 외식환경 등 서비스를 강조한 KFC △소형차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일본 자동차 등 을 들며 달라지고 있는 경영전략을 소개했다. ◆수출로 전환한 IBM IBM은 수출쪽으로 눈을 돌려 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IBM은 1990년대 초 선전에 PC제조를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지만,저비용을 앞세운 레전드라는 로컬기업에 밀려 결국 PC 부문을 이 회사(현재는 레노보)에 매각했다. 대신 IBM은 수익성이 높은 소프트웨어와 IT서비스에 집중,중국을 수출허브로 활용하면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에 따라 IBM을 포함한 외국기업의 수출실적은 매년 늘어나고 있으며 작년에는 중국의 총수출액 5900억달러 중 57%를 차지했다. 포천은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미국에서 판매할 차를 중국에서 생산하는 전략을 채택한 것도 수출기지로서 중국의 유용성을 깨달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서비스 차별화로 승부거는 KFC 이에 반해 KFC는 서비스 차별화로 승부를 걸고 있다. 중국 KFC는 작년에 1100개 점포를 돌파하며 1억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제품(치킨)이 아니라 밝고 깨끗한 식사환경과 편리함을 앞세운 것이 성공의 원동력이다. 반대로 모토로라 등 미국 휴대폰업체는 서비스 차별화에 실패한 케이스다. 이들은 한때 중국에서 잘나갔지만,2000년 중국 정부가 휴대폰 제조업 허가를 36개 로컬기업에 내주면서 급속도로 실적이 악화됐다. 휴대폰을 포함한 미국 전자기기 업체의 이익은 최근 2년 동안 12억달러에서 3억4000만달러로 급감했다. 포천은 또 중국 로컬 자동차메이커들이 1만달러 이하의 싼 차를 쏟아내기 시작하면서 GM차이나의 올 1분기 순이익이 작년의 1억6200만달러에서 올해 3300만달러로 대폭 줄었지만,일본 도요타와 혼다는 △발 빠른 새 모델 출시 △소형차의 가격 및 품질우위로 동요없이 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돈벌기 시작한 외국기업 포천은 90년대 말까지 수십억달러씩의 자본이 중국으로 몰려들었으나 이익을 남긴 기업들이 거의 없다가 2000년 이후 중국시장 전략을 재정립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통계청에 따르면 외국계 제조기업의 이익은 1999년 91억달러에서 2003년 335억달러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계간 경제잡지인 차이나 이코노믹은 미 상무부 자료를 인용,1999년에 19억달러였던 중국 내 미국기업의 영업이익 규모가 2003년에 44억달러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여기에 지식재산권으로부터 얻는 로열티나 라이선스,교육,컨설팅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 등을 모두 합한 이익 규모는 2003년 82억달러에 달한다. 주중 미 대사관에 따르면 2003년까지 미국의 중국 직접 투자(누계)는 443억달러에 이른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에 달하는 셈이다. UBS아시아 이코노미스트인 조너선 앤더슨은 "이는 일본 한국 필리핀 멕시코 등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기업들의 ROE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