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12일 "북한의 폐연료봉 인출 자체가 핵 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이날 통일부에서 기자설명회를 갖고 "북한의 이번 발표는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판단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폐연료봉 인출은 지난 3월31일 원자로 가동 중단 이후 예정됐던 사안"이라며 "북한은 계속 압박수위를 높여가는 동시에 협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정부 고위당국자도 이날 "6자 회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새로운 추가적 상황 악화 조치로 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우리 정부의 입장은 결코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나름의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미국도 북한의 이번 발표를 도발적 언행의 하나로 규정하면서도 북핵 문제를 6자회담을 통해 외교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는 등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스콧 맥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은 모든 참여국들이 6자 회담으로 되돌아가길 원하고 있으며,거기에 여전히 우리의 초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일본에서 북관대첩비를 돌려받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당국간 회담을 갖자고 북측에 제의했다. 우리측 회담 수석대표는 유홍준 문화재청장으로 결정됐다. 이는 성사 가능성이 높은 주제를 시작으로 1년 가까이 중단된 고위 당국자간 대화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도로 해석된다. 구체적인 회담 날짜와 장소는 북측에 일임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