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13일 "한정된 수요에서 보다 큰 점유율을 얻기 위해 경쟁자를 이기려고 전쟁을 치르다 보면 공멸할 수 있다"며 은행 등 금융권의 과당경쟁에 대해 경고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금융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최근 주택담보대출,증권거래,펀드투자 등에서 한정된 고객을 놓고 유치 경쟁이 심화돼 부작용을 우려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해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한 금융회사가 오히려 곤경에 처하는 이른바 '승자의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경쟁하도록 선제적으로 감독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또 "금융회사와 금융인들 스스로가 긴 호흡을 갖고 비전을 설계해야 하며 감독당국도 그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전제하고 "관행으로 굳어진 은행장 3년 단임이 바람직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마켓에서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가 경영철학을 펼 수 있는 충분한 기회와 시간을 갖는 만큼 국내 은행장들도 경영철학을 실현할 충분한 임기를 갖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같은 생각은 신한금융지주가 최근 최영휘 사장을 경질한 것과 무관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윤 위원장은 한덕수 경제부총리,박승 한국은행 총재,정문수 대통령 경제보좌관 등 4명의 정기 회동 보도(한경 5월13일자 A2면 참조)와 관련,"경제는 팀플레이가 중요하다"며 최근 회동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현안에 대한 의견 조율을 위해 필요하다면 기획예산처 장관까지 포함해 모임을 정례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