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기는 했던걸까.


시원해지는가 싶더니 또다시 한낮 더위가 기승이다. 전자제품 매장에는 에어컨과 선풍기가 전면에 배치돼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올해 더위는 예년보다 지독할 것이란 예상 때문인지 미리 에어컨을 사두려는 이들이 많아졌다.


용산전자랜드 최정용 마케팅 팀장은 "제조업체들이 예약주문 물량을 제때 맞추기 위해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을 정도"라며 "성수기엔 배달 및 설치 시간이 길어지므로 에어컨은 5월 이전에 구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유행 상품과 가격


'1방 1에어컨 시대'가 올해의 트렌드다. 가전제품의 개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TV처럼 에어컨도 거실,안방,아이들 공부방에 하나씩 놓는 가정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요즘 전자제품 유통매장에선 '2 in 1' 또는 '홈멀티 에어컨'이라는 이름을 단 스탠드형+벽걸이형 세트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각각을 따로 구입하면 비용도 더 들 뿐 아니라 실외기도 두 개가 필요해 공간을 많이 차지해 불편하다.


따라서 거실에 두는 스탠드형과 안방이나 공부방에 설치할 벽걸이형을 함께 구입하는 추세다. 물론 스탠드형을 이미 갖고 있다면 소형 벽걸이형 에어컨만 사는 게 알뜰 소비다.


공기청정 기능을 탑재,웰빙 기능이 강화된 것도 올해 에어컨의 특징이다. 은나노 살균,새집증후군 방지필터,감기 바이러스 제거 기능까지 갖춘 에어컨도 등장했다. 요즘 팔려나가는 제품의 70% 정도는 공기청정 겸용 에어컨이라고 유통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집안 인테리어를 고려한 화려한 디자인도 눈에 띄는 특징. 유명 화가의 그림을 넣어 액자처럼 만들어진 벽걸이형 에어컨,스크린이 설치돼 있어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입력할 수 있는 에어컨도 나왔다.


가격은 공기청정 기능 등 부가기능이 많은 제품이 일반형보다 30%가량 비싸다. 스탠드형의 경우 12·13·15·18·23평으로 구분되는데 신제품의 경우 200만원 중반선이다. 벽걸이 형은 6·8·10·12평형 등이 있으며 50만~100만원선. 멀티형 제품을 사면 벽걸이형 에어컨을 절반 가격에 가져갈 수 있다.


◆이것만은 알고 사자


에어컨을 구입할 땐 주거환경에 맞는 용량 선정이 가장 중요하다. 일단 설치하면 교환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적은 용량의 에어컨을 무리하게 운행하면 고장도 잦다. 보통 단독주택의 경우 건평의 절반보다 약간 큰 평형으로,아파트는 건평의 절반,그리고 일반 사무실은 실평수 수준이면 무난하다. 예를 들어 32평형 아파트에 거주한다면 15평이나 18평형을 사면된다.


다만 남향이라서 볕이 많이 들거나 창문이 커 쉽게 뜨거워지는 곳이라면 생각했던 것보다 한 단계 높은 평형의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배관 등 추가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기본배관을 포함한 초기 설치비는 제품가격에 포함돼 있지만 설치시 배관이 모자라서 추가하면 그만큼 비용이 소요된다. 기본배관은 벽걸이형의 경우 4∼5m,스탠드형은 8∼14m 정도. 추가 비용은 1m당 벽걸이형 1만원,스탠드형 1만∼1만2000원가량이다.


제품 겉면에 표시돼 있는 소비전력량도 반드시 확인하자. 동일 평형대의 제품도 제조사별로 소비전력량의 차이가 있으므로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밖에 판매처에 따라 제품의 가격을 적게 받는 대신 설치비를 따로 부담하라고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에어컨 가격을 비교할 때는 반드시 기본 설치비가 포함된 가격으로 해야 한다.


◆기획행사


하이마트는 공기청정기능이 내장된 15평 스탠드형 제품을 145만원에서 109만원으로 가격을 인하,전국 250개 직영점에서 2대씩 한정 판매한다. 기간은 5월 한 달간이다. 또 10평 벽걸이형 제품은 75만4000원에서 66만원으로 가격을 내려 지점당 5대씩 한정 판매하고 있다. 선물도 있다.


LG 휘센의 '이브' 브랜드를 구입하면 산소발생기를,도시바 에어컨을 구입하면 가정용 선풍기를 증정한다.


테크노마트도 인기 여름 가전을 최고 20%까지 싸게 판매하고 있다.


14일 경매 대축제에선 에어컨이 경매 품목으로 나온다. 또 15일에는 내방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15대의 에어컨(삼성 K-61C)을 절반가격에 판매할 예정이다. 용산 전자랜드에서도 이달 말까지 '에어컨 서프라이즈 세일'이 열린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