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대통령 노대통령 방문때 김우중 회장 추켜 세운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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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사업가인데 시대를 잘못 만난 사람인 것 같다."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이 현지를 방문 중이던 지난 11일 한국의 재계인사 5명을 초청,1시간가량 간담회를 가지면서 김우중 전 대우 회장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카리모프 대통령의 이같은 평가는 한국사업가에 대한 단순한 인물평일까,아니면 김 회장의 재기를 바라는 기원이 담긴 것일까.
지난 10~12일 노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극진히 환대한 카리모프 대통령은 11일 오후 돌연 노 대통령과 동행한 경제인들을 초청했다. 예정에 없던 일정이었다.
초청인사는 우즈베키스탄 방문에서 민간경협 실무를 주도한 김용구 기협중앙회장 등 경제4단체장과 신동규 수출입은행장. 그동안 한국기업의 투자에 감사하고 더 많은 투자를 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한 성격의 자리였다. 신 행장은 이번 방문 때 1000만달러의 무역금융을 지원키로 해 초청됐다.
1시간의 면담에서 카리모프는 "한국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취지로 재계 인사들에게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폈다고 한다.
한국측 참석자가 "외국기업이 투자하면 행정적으로 일이 많은데 한국기업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센터를 만들어주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하자 카리모프 대통령은 "바로 그렇게 하겠다"고 하는 등 대단한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 전 대우 회장의 업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아쉬워했다는 것.
우즈베키스탄측은 면담시작 때 찍은 사진을 1시간 만에 인화해 대통령사무실을 나서는 기업인들에게 기념품으로 증정하는 등 섬세하게 대접했다.
한국기업에 대한 카리모프의 관심은 충분히 짐작이 간다. 한국은 그간 우즈베키스탄에 10억1000만달러를 투자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투자가 많은 나라다.
200여개의 기업이 나가 빈국 우즈베키스탄의 근로자 1만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대우'는 이름만 남긴채 투자를 접은 상태지만 이 나라에서 운행 중인 자동차의 대부분이 대우가 생산한 차량이다.
"두나라 사이에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10일 정상회담) "외국 정상이 이렇게 많은 경제인을 대동하고 온 전례가 없다."(11일 경제인 초청 오찬) 이런 카리모프의 발언이 있었기에 김 전 회장에 대한 그의 언급이 의미있게 들린다. 대우는 과거 자동차 전자 호텔 사업에 투자진출 했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