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주는 연초만 하더라도 "업황이 더이상 좋을 수 없다"는 평가 속에 급등세를 지속했다. 올 들어 3월 중순까지 해운주가 속한 운수창고업종지수는 단기간에 40% 가까이 올랐다. 해운업종 대표주인 한진해운의 경우 1월 초 2만1000원대이던 주가가 3월 중순 3만2000원대까지 급상승했다. 그러나 해운주 주가의 가장 큰 변수인 운임지수가 단기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조정을 받기 시작,연초 상승분의 절반 가까이를 반납한 상태다. 해운주가 이처럼 일제히 조정받자 일부에서는 운임 상승세가 뒷받침된 업황이 이젠 꺾이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그동안 가파르게 오른 데 따른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일 뿐 트렌드가 바뀐 것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신지윤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부각되고 있는 중국 위안화 절상이 현실화될 경우 해운주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지만 주가가 현 수준에서 버티는 것은 업황이 아직 탄탄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운 업황 사이클상 최소 올해 말까지는 호조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해운업의 주력부문인 컨테이너선 운임이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업황을 분석하는 전문기관들도 항만적체에 따른 실질적인 공급량 증가세 제약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태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해운주들의 실적도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도 해운주는 매력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한진해운의 경우 PBR(주가순자산비율)가 0.9배로 주가가 순자산가치 수준에도 못미칠 정도로 저평가돼 있는 상태다. 현대상선도 PBR 1.3배로 별반 다르지 않다. 세계 해운업계의 인수합병(M&A) 바람도 해운주 주가에 긍정적인 요소다. 송영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M&A를 통한 초대형 선사가 출현할 경우 해운사들의 가격협상력이 높아져 운임 상승세가 지속되거나 최소한 급격한 하락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