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경기지점의 라순길 설계사(53)는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명인' 호칭을 받은 사람이다. 명인이란 설계사 중 가장 빼어난 실적을 올린 사람에게 주어지는 호칭.말 그대로 설계사 최고의 영예다. 라 명인은 그러나 설계사로서만이 아니라 '인생에서 승리한 명인'으로 더 유명하다. 남자들도 꺼려하는 전신주 전기 공사를 수 십년째 담당하고 있는 전기 기사(전기 기사 1급,전기 공사 1급 자격증 보유)이기 때문이다. 낮에는 수호천사로,밤에는 불을 밝히는 전기공으로 일한지 수년째.'명인'이 돼 일손을 놓을 만도 하지만 그는 두 가지 다 포기할 수 없다고 한다. 그의 이런 경력은 무엇에든 도전하기를 좋아하고 한 번 도전한 일에 대해 승부를 거는 그의 성격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그가 보험영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01년 7월.3년 만인 작년 판매왕에 오른 데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판매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그가 체결한 신계약은 200여건.21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둬들이는 혁혁한 성과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연봉도 수억원에 달한다는 후문이다. 그가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는 계약은 800여건.통산 수금률이 99.8%에 달할 정도로 무결점 계약을 자랑한다. "특별한 영업 노하우는 따로 없다"는 그는 "과거 힘든 생활을 겪어오면서 여자라고 해서 못할 것은 없다고 느낀 점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삶에 대해 희망을 잃지 않고,속해 있는 분야에서 열심히 해 최고가 되려고 한 노력 덕분"이라는 것이다. 실제 그의 삶은 도전의 연속이다. 49세에 전기 전공 대학에 입학했다. 지금은 전력전자 분야에서 박사가 되기 위해 건국대 전기학부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생활설계사로,전기기사로,대학원 학생으로 생활하면서 모든 분야에서 1등을 하고 있는 인생승리의 주인공인 셈이다. 그는 "저의 모습을 보고 설계사에 대한 고정관념이 많이 깨졌다는 얘기들을 한다"며 "저로 인해 설계사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뀔 때 일하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