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노빈 삼성에버랜드 사장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강연 ]


"사업을 할때'업(業)의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맞춰 끊임없이 '업의 개념'을 바꾸고 그에 맞춰 변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기때문이다" 삼성에버랜드 박노빈 사장은 최근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엔터테인먼트석사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테마파크산업 성공사례-에버랜드 리조트'라는 제목의 특강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박 사장은 "에버랜드는 초창기 '국토개발'을 업의 개념으로 삼아 용인자연농원으로 출발했으나 디지털시대로의 변화에 맞춰 업의 개념을'종합엔터테인먼트산업'으로 바꾸고 테마파크로 진화했다"고 말했다.


○업의 개념을 잡아라=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990년대 초 신경영을 주창할 때 "'업의 개념'을 똑바로 알아야 경영을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의 개념은 사업 성공의 열쇠며 경쟁력의 핵심이다.


이 업의 개념에 따라 경영은 확 달라진다.


시계산업에 있어서 업의 개념은 무엇일까.


과거엔 시간이 정확히 맞는 시계를 만드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이런 개념을 갖고 사업을 하면 망한다.


시계산업은 패션산업이다.


디자인에 따라 명암이 갈린다.


CEO가 그런 업의 개념을 가졌다면 감각이 있는 디자이너를 뽑아 트렌드에 맞는 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시계는 브랜드파워가 중요해지면서 명품산업이 되고 있다.


시대에 따라 업의 개념은 변하는 것이다.


반도체산업에서 업의 개념은 무엇일까.


이건희 회장은 타이밍산업으로 본다.


즉 제품 개발 타이밍이 조금만 늦으면 경쟁사에 시장을 다 뺏긴다.


이 같은 개념 하에서 반도체산업은 기술개발(R&D)이 매우 중요하다.


○테마파크는 연극무대=삼성그룹에서 1976년 용인을 개발할 때 가졌던 업의 개념은 국토개발과 소득증대였다.


그래서 유실수 단지를 만들고 돼지도 키웠으며 조그마한 놀이동산도 만들었다.


그러나 10년쯤 지나니까 인건비가 높아져 밤나무를 키워도 소득이 많지 않았다.


당시 업의 개념을 고집했다면 망했을 것이다.


인건비 상승과 산업발전에 따라 1,2차가 아닌 3차산업으로 변신해야 했다.


그래서 종합엔터테인먼트 산업인 테마파크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이런 업의 개념에 따라 이름을 포함해 모든 것을 다 바꿨다.


옛날에는 테마파크라는 개념이 없었다.


위락시설만이 있었다.


이제는 디지털시대다.


개념이 달라졌다.


산업화 이후 40년 만에 디지털시대로 접어들면서 놀이문화도 엄청나게 바뀌었다.


문화가치가 중시되면서 예민한 감성을 지닌 젊은이들이 부각되고 있다.


산업화시대는 물질이 기쁨과 재미를 줬지만 이젠 감성을 자극해야 한다. 새 문화요소가 지배하는 세상이 온 것이다.


연극에는 이런 문화요소가 다 들어 있다.


연극은 현장성(무대) 감동 재미가 있다.


또 모든 장르가 다 포함된 종합예술이다.


연극과 테마파크는 개념이 같다.


그래서 테마파크를 종합 연출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한다.


테마파크 전체가 무대가 되고 수많은 서비스맨들이 연기를 한다.


내방객들은 관객인 동시에 주인공이 된다.


이런 개념을 갖고 테마파크를 운영하면 놀이공원과는 완전히 달라야 한다.


○끊임 없는 변화만이 살길=에버랜드는 어떻게 변화했는가.


10년 전과 비교하면 테마 없이 개별 놀이기구를 갖다 놓은 놀이공원에서 테마가 있는 곳으로 바뀌었다.


놀이공원은 탈 것 등 개별요소를 갖고 즐기지만 테마파크는 드라마틱한 요소, 이야기가 있다.


즉 탈 것 등 시설에 주제가 들어가고 여기에 따라 디자인과 연극요소가 변한다.


내방객들은 바로 연극의 주인공이 된다.


재미가 배가되는 것이다.


이는 정물화와 추상화 간의 차이이며 관현악과 오페라의 차이다.


또 정적인 공간에서 동적인 공간으로 바뀌었다.


옛날에는 장미,튤립 축제에 꽃만 있어도 좋았는데 이제는 라이브쇼라든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미해 로즈가든을 만든다.


시대가 변했는데 테마파크가 변하지 않으면 방문객들이 다시 찾지 않아 망한다.


이 사업에서도 환경 변화에 빨리 적응하는 기업이 살아남는다.


무슨 사업을 하든 시대의 변화,고객의 변화를 빨리 읽어내고 이에 대비해야 성공할 수 있다.


고객은 굉장히 빨리 변하고 있다.


나는 에버랜드에서 고객들의 반응을 항상 예의주시한다.


고객의 감성은 엄청나게 발달해 이야기와 추억거리가 함께 하지 않으면 재미를 못느낀다.


테마파크는 고객들이 상상의 세계에 뛰어들 수 있도록 새로운 테마와 이야기가 샘솟는 곳이어야 한다.


정리=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