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서울회생법원장(58)은 한국 도산법의 산 역사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2017년 서울회생법원 개원 당시 수석부장판사로 2년간 법원의 초석을 다진 그가 7년 만인 지난 2월 법원장에 취임하자 법조계에선 ‘도산법의 왕’이 귀환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정 법원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1988년 사법시험 30회에 합격해 1994년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도산법과의 인연은 1996년 서울지법 민사50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환위기 당시 한국 첫 개인파산 선고 사건을 맡은 그는 ‘기업 도산의 쓰나미’를 경험하며 도산법 전문가의 길로 들어섰다.2011년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 부장판사로서 ‘패스트트랙’ 회생절차를 도입했으며, 2017년 서울회생법원 개원 때엔 수석부장판사로서 회생절차 일정을 단축하기 위한 ‘P플랜’(사전회생계획안), ‘스토킹호스’(인수 예정자와 조건부 투자계약 체결 후 공개입찰을 거쳐 인수자 확정) 제도 등 선진 도산 제도를 적극 도입했다. 특히 스토킹호스 제도는 현재 기업 인수합병(M&A)의 약 60%에 활용될 정도로 성공적으로 정착됐다.7년 만에 서울회생법원에 법원장으로 돌아온 그는 사전·예방적 구조조정이라는 혁신적 제도를 준비 중이다. 직접 맡은 홈플러스 사건에서 회생 신청 72시간 만에 협력업체 물품·용역대금 조기 변제를 허용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신속히 대응하는 회생법원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황동진 기자약력 △1985년 서울 청량고 졸업 △1988년 제30회 사법시험 합격(사법연수원 20기) △1989년 서울대 사법학과 졸업 △2017~2019년 서울회생법원 파산수석부장판사 △2019~2025년 서울
“기업은 회생 신청 6개월 전에 이미 위기를 알고 있습니다. 그때가 바로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야 할 시점입니다.” 정준영 신임 서울회생법원장은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 회생 제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앞으로는 회생법원이 기존의 사후적 처방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선제적 예방에 더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최근 연 매출 120억원 이하 소기업(일명 꼬마기업) 회생에 ‘종합적 고려법’을 처음으로 적용한 것이나, 중견·대기업을 대상으로 ‘예방적 자율구조조정(Pre-ARS)’이라는 혁신적 제도를 시행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 4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에 11시간 만에 개시 결정을 내리고, 1주일 내에 협력업체와 임차인에 대한 4500억원이 넘는 조기변제를 허가한 것도 회생법원의 신속 대응 의지를 보여준다. 정 법원장은 법원에서 1996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도산 관련 업무를 맡아 한국 도산법 혁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 그가 주목하는 것은 법정이 아니라 법정에 오기 전 6개월의 ‘골든타임’이다.▷취임사에서 ‘실패한 기업에 기회를 주는 것’을 회생법원의 역할이라고 했습니다.“회생법원은 단순히 도산 절차를 관리하는 곳이 아닙니다. 실패한 기업과 개인에게 다시 도전할 기회를 주는 게 우리 역할입니다. 축구 심판처럼 규칙을 공정하게 적용하면서, 창의적인 구조조정이 가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시를 신속하게 결정한 것도 이런 취지인가요.“마트산업의 대표 주자인 홈플러스는 하루만 영업이 중단돼도 5만 개 상품 공급망이 무너질 위기였습니다. 수
직접적인 충격은 가하지 않았지만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 주민을 사망에 이르게 한 승용차 운전자가 검찰에 넘겨졌다.청주 청원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40대 A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A씨는 지난달 17일 오후 7시30분께 청주 청원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승용차를 몰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B씨(72)와 일행 3명 앞에 멈춰 섰다.물리적인 충돌은 없었으나 차량을 보고 놀란 B씨가 뒤로 넘어져 머리를 다쳤고,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당시 A씨는 시속 20km로 서행하며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A씨가 교차로에서 좌회전하기 전 일시 정지해 보행자의 통행을 확인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